美와 핵 협상 중 공격 감행 배경엔 '이스라엘 정권 연장' 목적설이스라엘이 내놓은 공식 공격 이유 "핵 위협 제거" 신빙성 떨어져이란 정치체제 전복까지 노린다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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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출처=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핵 협상이 끝나기 전, 이란에 대규모 선제공격을 감행한 배경에는 핵 위협 외에도 정치적 동기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의 정권 교체를 꾀하는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3일 시작한 이란 공격의 공식 목표로 "핵 위협 제거"를 언급했다. 이스라엘의 대니 다논 UN(국제연합) 특사도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란은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핵 분열 물질을 며칠 내 생산할 수 있었다"며 공습이 불가피했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앞서 9일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충분한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완성품 무기를 확보하기까지는 수 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보국 툴시 가바드 국장도 지난 3월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에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관계 전문가인 트리타 파르시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긴장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래서 이스라엘은 20년 이상 미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를 방해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장기적으로 이란의 정치 체제 전복까지 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13일 공습 당시 이란의 군 지휘관 20명 이상과 핵 과학자 9명을 사살했다.
이란의 군 지휘관 제거는 이란 정권을 약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스라엘 내부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 연장이라는 동기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쟁을 중단하면 이번 정권이 막을 내리게 된다. 이미 부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막고 싶은 미래다.
한편, 향후 이란의 대응에 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한편, 타격을 입은 이란이 결국 미국과 협상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과의 핵 협상을 촉구했으나, 이란은 공습 피해를 이유로 15일로 예정됐던 협상을 취소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