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가리지 않고 미사일 공방이스라엘, 2300㎞ 떨어진 곳까지 공습이란 "1400명 이상 사상…민간인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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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에 공습받은 테헤란 남부 정유시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교전 사흘째인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이란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을 주고받으며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13일 새벽 이스라엘이 선제공습을 시작한 뒤 양측은 심야나 이른 오전과 같은 취약시간대에 상대방을 공격했으나, 사흘째로 접어든 이 날부터는 낮에도 과감히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현지 언론 및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테헤란 시각 기준 이날 정오께 테헤란 도심 발리에아스르광장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15시30분께도 테헤란 북부에서 연쇄적으로 폭발 소리가 났다. 목격자들은 "미사일과 같은 발사체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테헤란 경찰청이 공습받았으며 정보부 관련 건물도 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인명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테헤란 도심 공습 약 1시간 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슈켈론, 하이파를 비롯해 하데라 전력시설, 카이사리아 네타냐후 총리 관저 등을 겨냥해 새로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이스라엘 도시에는 공습경보가 울렸으며 이스라엘군(IDF)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해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낮에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녁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저녁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들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이란 파르스통신이 보도했다. 이란군은 국영방송을 통해 이스라엘 시민에게 "중요 지역에 머물거나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AFP·로이터통신은 저녁시간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 폭발음과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도 공습받아 여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IDF는 이날 저녁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식별해 방어망이 가동됐다면서 "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시민들은 보호공간으로 들어가 추가 공지가 나올 때까지 머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미사일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공항도 타격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이날 IDF도 이스라엘 공군(IAF)가 자국 2300㎞ 거리의 이란 마슈하드공항을 공격해 연료보급용 항공기를 파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는 13일 '일어서는 사자 작전(Operation Rising Lion)' 개시 이후 최장거리 공격이다.-
- ▲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 아이언 돔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250615 AP/뉴시스. ⓒ뉴시스
IDF는 저녁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이란 서부의 지대지미사일 관련 목표물 수십개를 겨냥한 일련의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또 공군이 밤새 수도에서 "8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건물도 공격받았다. 사이드 카티브자데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저녁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이란 외무부 건물 중 하나를 공격해 민간인 여러명이 다쳤으며 그중에는 외교관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고의로 외무부 건물을 공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해군과 IAF는 13일 이후 이란발 드론(무인기) 100대 이상을 격추했다. 이날도 드론 수십대가 이스라엘로 날아와 격추됐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전했다.
13일부터 양측간 공습이 계속되면서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 구호당국은 사흘에 걸친 공습으로 이날 오전 기준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380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전날 이란의 이스라엘 바트얌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 5명도 숨졌다고 밝혔다고 이날 AFP가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사흘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24명이 사망하고 12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이란 보건당국은 밝혔다. 사망자의 90% 이상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반면 AP는 미국 인권단체를 인용해 이란에서 최소 406명이 사망하고 65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란 타스님·IRNA는 IRGC 정보부대 수장인 모하마드 카제미와 그의 부관 2명 등 총 3명도 이날 이스라엘의 테헤란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공습범위를 핵 시설과 군부에서 에너지 인프라까지 확대했다.
14일 저녁 이란 남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정제공장이 이스라엘 드론 공격을 받아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수도 테헤란 부근의 샤흐런 정유단지 석유저장소 2곳도 이스라엘에 공습받아 불이 났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석유화학회사 바잔의 하이파 정유공장 송유관과 송전선이 14일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손상됐다. 이 공격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부문의 가동이 중단됐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