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참모총장-혁수대 사령관 및 핵 과학자 2명 숨져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이스라엘, 악랄한 본성과 피에 물든 손 드러나"이란군, '이 맹방' 미국도 보복 대상으로 지목…"미국 정보 및 지원 제공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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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테헤란 북부의 한 주거단지 폭발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동료들을 급하게 찾고 있다. 250613 AP/뉴시스. ⓒ뉴시스
이스라엘이 최대의 전략적 경쟁국인 이란을 폭격해 중동이 새로운 전쟁 위험에 빠져들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 시설까지 공급하는 등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을 넘은 것으로 간주하는 한편, 군 수뇌부가 공습으로 사망하자 대규모 보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 사태가 통제 불능에 빠질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3일(현지시각) 새벽 이란 내 표적 수십곳에 선제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특히 핵 시설을 공습하는 한편, 체제 유지의 핵심인 군 수뇌부를 암살해 전면전 우려가 커졌다.
이란은 자국 내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으로 삼아왔다. 그간 미국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의 이란 내 핵 시설 공격안을 확전 우려 때문에 줄곧 만류해왔다.
핵시설 공격과 더불어 핵 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 격인 핵 과학자들도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이뿐만 아니라 이란의 역내 군사 전략을 주도하는 군 수뇌부들에게까지 표적 공습을 가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3일 성명을 통해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국영 IRIB방송은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영 IRNA 통신은 바게리 총장이 작전실에 생존해 있다고 전했다.
이란 군부의 '투톱'이 모두 숨진 것이다.
페레이둔 압바시, 모하마드 테헤란치 등 이란 핵 과학자들도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새벽 이란 중부 나탄즈 핵 시설과 군 지휘관, 과학자 등을 노려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IRGC는 "시온주의자 적의 침략에 단호하고 가혹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보복방침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이 범죄는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미국 테러 정권의 인지 하에 저질러졌다"며 이스라엘의 '맹방(盟邦)' 미국도 보복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테헤란 동부에 있는 IRGC 본부 등 주요 시설에서 화재와 연기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이란 중부 나탄즈 핵 시설을 타격했으나, 공습 이후 나탄즈 핵 시설에 '핵 오염 흔적'은 없다고 발표했다.
민간인 피해도 발생했다. IRNA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2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 운항을 일시 중단하는 등 테헤란 상공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이란 매체 누르뉴스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악랄한 본성이 드러났다며 "혹독한 응징"을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악랄한 본성이 드러났다"며 "이란에 대한 범죄로 이스라엘의 사악하고 피에 물든 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여러 지휘관과 과학자들이 순교했다"며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씁쓸한 운명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란군은 미국 또한 보복 대상으로 언급했다.
이란군 대변인인 아볼파즐 셰카르치 준장은 국영 TV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RGC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공격은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테러리스트 미국 정권의 전적인 정보 제공과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란 안보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대응은 강력하고 단호할 것"이라면서 보복 공격에 관한 세부사항이 최고위급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