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 후 국제유가 급등…WTI. 12% 급증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또는 유조선 공격 가능성 거론"원유 공급 리스크, 매우 높아…지정학적 루비콘강 건너는 것"
  • ▲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이 발생한 직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50613 AP/뉴시스. ⓒ뉴시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국제유가가 12% 넘게 급등하고 있다.

    CNBC,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물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2시56분 현재 배럴당 8.44달러(12.40%) 오른 77.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도 전일대비 7.71달러(12.62%) 오른 78.11달러에 거래 중이다.

    중동은 전세계 원유 생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다.

    특히 이란이 보복조치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해상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천연가스(LNG) 수출량의 3분의 1, 원유의 6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원유 시장 분석가들은 중동의 광범위한 분쟁이 유가를 끌어올릴 위험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중요한 공급원인 중동에서 더 광범위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유가가 세 자릿수대로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JP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연구 책임자 나타샤 카네바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는 원유 공급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란이 보복에 나서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특히 핵 관련 인프라에 대한 공습은 지정학적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이라며 "더 이상 드론을 이용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 강대국 간의 직접적인 군사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3일(현지시각) 새벽 이란 내 핵 시설 등 수십곳에 선제 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의 다수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이스라엘군의 이란 내 공격 목표 중에는 이란 중부 나탄즈에 있는 핵물질 농축시설과 핵무기를 개발 중인 주요 핵 과학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격 직후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대피령을 내렸으며 내각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이란이 자국 내 핵시설 공격을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 역시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