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고교 시절 동아리서 입법 활동민주, 해당 법안 발의 … 김민석, 공동발의반미주의자였지만 아들은 억대 학비 美 유학불법자금 제공자에게 돈 빌린 채 장기 채무
  •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본인의 채무 논란에 이어 아들의 '아빠 찬스' 의혹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부동산 차명 관리 등 의혹으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 나흘 만에 사퇴한 가운데 김 후보자 문제까지 터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첫 인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야권에서는 의혹이 까도 까도 나오는 총리 후보자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아들 김모 씨는 2022년 8월 고교 재학 시절 '표절 예방'을 목표로 하는 교내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 동아리는 표절 관련 교육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을 위한 입법 활동을 했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씨가 고교 3학년이었던 2023년 11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김 후보자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법안 내용은 동아리 홈페이지에 올라온 초안 내용과 일부 문구만 제외하고 일치했다. 법안은 제21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문제는 이런 김 씨의 활동 이력이 대학 입시에 활용됐다면 '아빠 찬스'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이 국론 분열을 초래한 것처럼 '제2의 조국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입시에 활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만든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는데 스펙으로 안 쓸 사람이 있겠나"라며 "스펙으로 써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고, 그렇게 되면 신종 수법의 입시 비리가 된다. 조 전 장관 케이스보다 오히려 한 수 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김 씨가 설립한 비영리단체는 지난해 6월 김민석 의원실 주최로 열린 국회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인도네시아 한 부족의 한글 교육을 돕는 활동을 했고, 당시 세미나 주제는 '한국-인도네시아 관계 발전'이었다. 김 후보자는 이 행사에서 개회사를 했다. 

    김 씨의 학비를 놓고도 말이 많다.(관련 기사: [단독] '재산 2억' '반미 이력' 김민석, 아들은 '수천만 원' 국제고-'억대' 美 유학) 김 씨가 다닌 청심국제고의 연간 학비는 2023년 기준 약 2350만 원이다. 지난해 그가 입학한 미국 코넬대의 1년 학비는 약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자신과 배우자 모친 재산으로 총 2억1503만 원을 신고했다. 김 씨는 예금 103만 원을 신고했다. 김 후보자 측은 "자녀의 교육 및 학비는 전 배우자가 담당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과거 반미운동가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김 후보자가 정작 자기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 보낸 것을 두고 전형적인 반미 좌파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석연찮은 채무도 논란이다. 김 후보자는 '사인 간 채무'로 1억4000만 원을 신고했다. 이 중 4000만 원은 2008년 김 후보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김 후보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3명 중 1명인 강모 씨로 알려졌다. 당시 강 씨는 김 후보자에게 총 2억50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 김 후보자는 이 사건으로 2010년 8월 벌금 600만 원과 추징금 7억2000만 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2018년 4월 5일 하루에만 서로 다른 9명에게서 각각 1000만 원씩 총 90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나 '쪼개기 수수' 의혹도 받는다. 김 후보자는 이 빚도 아직 상환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해 "재산 미스터리가 점입가경"이라며 "총리가 되면 정치적 채권자들을 위한 보은에 여념이 없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나온 의혹만으로도 충분히 사퇴할만 한 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자 아들 의혹에 대해 "과거 아드님이 (추진한) 법안이나 세미나 개최에 의원실이 개입한 의혹이 있고 학부모 단체나 학생들이 대입 입시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우려, 그게 맞다면 공분이 커질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 철회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