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오광수 '부동산 차명' 의혹 보도뉴스타파, 위성락 '부동산 투기' 의혹 보도MBC, 김병기 '아들 취업 청탁' 의혹 보도오광수, '특수통'에 대한 여권 내 불만 드러나위성락, '한미동맹파'에 대한 자주파의 우려도 "좌파 내 제보라면 일종의 파워게임"
  •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민주당 전현직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오광수 민정수석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부동산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자 이재명 정부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매체들이 '친여 성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대한 인물에 대한 인사 강행에 대한 불만과 대선 승리에 따른 논공행상에 대한 여권 내 파워게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간경향은 지난 9일 오 수석이 과거 친구를 통해 아내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관리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오 수석이 부인 홍모 씨가 보유한 부동산을 지인에게 돌려놓고 검사장 승진으로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이 됐을 때 이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오 수석의 의혹에 대해 "명백한 부동산실명법,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정수석이 공직자 인사 검증을 책임지는 위치인 점을 거론하며 "원죄가 있는데 원칙대로 인사 검증을 할 수 있나"(주진우 의원)라고 따져 물었다. 오 수석은 보도가 나오자 언론을 통해 "송구하고 부끄럽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위 실장 일가는 80억 원대의 부동산으로 십수 년간 매월 수백만 원 대의 임대 수익을 거뒀다는 투기 의혹을 받는다. 서울과 수도권의 땅, 상가, 주택, 오피스텔을 문어발식으로 사들이고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을 통해 20년 넘게 '부동산 불로소득'을 거뒀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친여 성향 매체 뉴스타파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처럼 오 수석과 위 실장에 대한 의혹이 친여 성향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여권 내 비토 세력에 의한 제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정권 초기 주요 공직 인사 자리를 놓고 여권 내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국건 정치 평론가는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 '뉴스캐비닛'에 나와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임명장이 나가는 게 1만4000장이 된다"며 "(대통령 인사에 대한) 일종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논공행상에 끼어든다. 그렇다보면 내 쪽 사람을 많이 집어넣기 위해 정권 초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게 인사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내내 정부와 각을 세우던 MBC도 전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병기 의원의 '아들 취업 청탁 의혹'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를 보도했다. 이 녹취에는 김 의원의 부인이 과거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게 직접 연락해 아들의 취업을 청탁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지만, MBC는 이후에도 김 의원이 아들 채용과 관련해 직접 국정원과 소통한 정황을 추가로 보도했다.

    송 평론가는 "언론이 파헤친 측면도 있겠지만 그간 경험칙에 의하면 제보로 짐작된다"며 "만약 우파 진영에서 이런 걸 갖고 있었다면 우파 성향 언론과 파급력이 큰 곳에 제보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전부 경향신문, MBC, 뉴스타파다. 좌파 안에서 제보가 됐다면 일종의 파워게임"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위 실장에 대한 의혹 보도 관련 "위성락은 한미동맹파"라며 "곳곳에 포진한 자주파들이 이념적으로 반대쪽에 있는 사람을 몰아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국정원에서도 국정원장이 새로 바뀌니까 그 과정에서 국정원 안의 알력 문제가 밖으로 표출된 게 MBC를 통해 보도된 게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과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은 서영교 의원은 오광수 민정수석에 대한 내정설이 나오자 "윤석열과 같이 있었다, 특수통 검사로 같이 있었다 등 이런 것들은 제가 보기에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민주당은 친여 성향 매체의 의혹 보도가 국민의힘 측 제보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분란을 일으키기 위해 제보를 한 것"이라며 "예전부터 구여권이 우리 쪽 문제에 관한 자료들을 진보 매체에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병기 의원 문제는 이미 우리도 여러 차례 들었기에 알고 있었고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명심(이재명의 마음)은 김병기'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MBC 보도 후 당원들 사이에서는 '김병기를 밀어주자'는 의견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