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 "TBS 직원들 무슨 죄인가" vs 오세훈 "내부도 책임 있다"오 시장 "김어준 복귀 발언이 지원 중단 불씨" 발언에 고성박 의원 "편향 판단은 시민 몫…청취율은 집단 지성 결과"TBS, 예산 끊기고 인력 반토막…급여는 지난해 6월부터 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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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서울시의회 제331회 정례회에서 박유진 의원이 오세훈 시장에게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서울시의 TBS 지원 중단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과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열린 시정질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오 시장이 "편향된 진행자가 나가며 ‘나 다시 돌아올 거야’라고 한 것이 (지원 폐지의) 불을 지폈다"며 TBS 사태의 책임을 김어준 전 진행자에게 돌리자, 박 의원은 "김어준이 연쇄살인마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본회의장에는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은 박 의원이 TBS 지원 중단 이후 서울시의 책임 있는 해법을 촉구하며 시작됐다.
그는 "TBS는 출연기관에서 제외된 뒤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서울시의 지원 계획을 따져 물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매달 1억 원씩 여전히 지원하고 있고 재단 전환에는 행정 절차상 최소 1년 6개월이 걸린다"며 "현실적으로는 인수 의향이 있는 민간 기업이 나타날 경우 인수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TBS 직원들은 10개월째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사명감으로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치는 정치고, 방송은 방송이다. 이 직원들이 무슨 죄인가"라고 지적하며 오 시장의 책임을 추궁했다.
오 시장은 "TBS 지원 폐지 조례는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것"이라며 반박하고 "정치 시사 프로그램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했던 시절 내부 구성원들도 침묵하거나 동조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편향된 진행자가 퇴사하며 '나 다시 돌아올 거야'라고 한 발언이 불씨가 됐다"면서 "그 발언이 없었다면 시의회도 폐지 조례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김어준 전 진행자에게 돌렸다.
박 의원은 즉각 "김어준이 연쇄살인마냐"고 반박했다.
그는 "진행자 복귀 발언 하나로 시의회가 방송사 지원을 끊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고 오 시장이 "왜 말이 안 되느냐"고 응수하면서 고성이 이어졌다. 본회의장은 일시 소란에 휩싸였다.-
- ▲ 제33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는 6월 1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두 사람은 TBS의 편향성 여부를 두고도 첨예하게 맞섰다.
박 의원은 "편향을 판단하는 것은 시민의 몫"이라며 "청취자들은 누가 공정한 말을 하고 편향된 말을 하는지를 구별할 수 있는 집단 지성을 가지고 있다. 특정 프로그램이 높은 청취율과 전국적 반향을 얻은 건 사실과 공정에 대한 국민의 열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청취율이 모든 걸 정당화하진 않는다. 지지율이나 청취율은 바람 같은 것이고 객관성과 공정성은 인기 수치가 아니라 국민의 기준에서 판단돼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TBS는 김어준의 뉴스공장만 편향이었던 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들도 그랬다"며 "(박 의원이) 당시 상황을 다 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TBS는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예산 지원 중단 조례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후 출연기관 지정 해제가 이뤄지면서 실질적인 서울시의 지원은 중단된 상태다.
한때 370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현재 180명으로 줄었고 6월 이후부터 직원들 급여가 체불되기 시작했다.
재단 회생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