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의 차별 발언 제재 촉구' 청원 눈길"여성·노동자·학벌 비하 발언 방송‥ 수익 창출해"
  • ▲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 화면 캡처
    지난달 28일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여사 비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 -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제재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6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9일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치 유튜브 채널의 차별 발언에 대한 제재 및 규제방안 마련에 관한 청원'에는 10일 오후 4시 현재 6297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등록 이후 30일 이내에 100명의 찬성을 얻어야 공개된다. 공개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위원회에 회부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청원은 자동 폐기된다.

    ◆"유튜브 채널, 윤리 규정 철저히 지켜야"

    해당 청원 글을 올린 정OO 씨는 "구독자 215만 명, 영상 총 조회수 10억 회 이상의 대형 정치 유튜브 채널에서 운영자와 유명 정치 패널이 대담 형식의 방송으로 여성과 노동자 그리고 학벌에 대한 차별과 비하 발언을 거리낌 없이 했다"며 "그럼에도 이 유튜브 채널에 아무런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해당 방송들이 많은 관심을 받아 더욱 많은 조회수를 기록해 조회수에 따른 더 많은 수익을 거두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다수에게 노출되는 유튜브 채널은 철저한 윤리 규정과 이를 준수한 컨텐츠 제작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만약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일반 방송 매체에 준하는 제재가 즉시 이뤄져야 한다"며 특정 정치 유튜브 채널의 '차별 발언'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씨는 청원의 취지를 밝히는 글에서 '제재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초대형 정치 유튜브 채널에서 유력 대통령 후보의 부인을 상대로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노동자 여성이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될 정도면 성공한 삶을 산 거 아니냐 하늘을 나는 기분일 것'이라는 비하 발언을 송출했다"고 밝혀, 앞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를 폄훼하는 방송을 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겨냥한 청원임을 시사했다.

    ◆"설난영 씨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


    지난 28일 딴지방송국의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는 "설난영 씨는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었고 김문수 씨는 대학 출신 노동자였다"며 "설난영 씨가 생각하기에는 김문수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과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 혼인을 통해 좀 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설 여사를 분석했다.

    유 작가는 설 여사를 겨냥해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라고 단정한 뒤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라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우리는 김문수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제로로 생각하지만 본인은 그렇지 않다"며 "영부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 뜻"이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대학 나온 사람만 영부인하고 대통령 할 수 있나"

    이 같은 발언이 공개되자 국민의힘은 "개발주의 시대를 살아 온 우리들의 어머니이자 여성인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비하한 폭언이자 망언"이라며 "유 작가가 설 여사를 겨냥해 여성의 인생은 '남편에 의해 좌우되는 뒤웅박'이라는 전근대적이고 가부장적 폭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고등학교 나온 사람은 대학 나온 사람하고 결혼을 못하냐"며 "학력 따라 차별받고, 대학 나온 사람만 영부인하고 대통령하고 대학 못나온 사람은 엎드려 있어야 하느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반면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진행하는 김어준은 "유 작가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설난영 씨와의 관계를 개인적으로 논평할 경험과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며 "이건 김 후보와 설씨의 배신과 변절을 따져야 하는 것"이라고 유 작가를 두둔했다.
조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