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존폐 기로 거론되는 상황서 혁신안 입씨름"혁신안, '선출 권력' 새 지도부가 추진해야" 최대한 빠른 전당대회 진행 목소리 … 8월 거론'金 혁신안 동의' 재선 의원들도 "전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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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존폐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혁신안을 둔 언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선을 치르고자 낙점된 '관리형'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갑작스레 '5대 혁신안'을 꺼내 들자 당내에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선출된 지도부가 혁신안을 제시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10일 뉴데일리에 "혁신안을 김용태 위원장이 내놓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다"면서 "전당대회에서 뽑힌 선출 권력이 혁신안을 내놓고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당 5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 개선,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이 골자다.
당내에서는 이런 혁신안 자체를 김 위원장이 내놓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란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이 대통령이 10일 국무회의에서 내란특검법을 공포한 상황에서 야당은 집권 세력이 자신들의 해체를 기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2026년 6월 지방선거가 1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시간이 촉박하다. 원포인트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안으로 당내에서 입씨름할 시간이 없다는 기류도 팽배하다.-
-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나경원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3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출구 조사 결과를 보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미 국민의힘을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국민의힘이 해산으로 몰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전날 개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계엄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와 일부 중진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지면 국힘 해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특검이 출범해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당이 되면 (정당) 해산 사유가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권이 내란특검법을 통과시킨 가장 큰 목적은 국민의힘 해산 청구에 있다고 본다"며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사건도 반민주정당으로 위헌 정당으로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정치적 욕심이 아니라 당을 위한 제안이라고 거듭 읍소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 기념관에서 열린 제38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 직후 "저의 개혁안은 우리 당이 과거에 잘못한 것을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께 신뢰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그마저도 저의 개인 정치를 위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제 임기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치부한다면 당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의견에 힘을 싣는 일부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도 최대한 빨리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혁신안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 처리돼야 할 것은 이른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출범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첫째는 늦어도 8월 말까지 전당대회를 개최해 지도 체제로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둘째는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김용태 비대위의 임기를 연장하고 구성은 신임 원내대표와 협의해서 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셋째는 김용태 위원장이 제안한 혁신안 취지와 정신에 공감하며, 구체적 실천 방안은 민심 경청 대장정 등을 통해서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