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당' 창당한 앤드루 양, 제안…"아직 답변은 없어""양당제, 국민 대변 못 해…머스크와 중도-균형 지향 일치"머스크, 새 정당 창당 SNS 설문조사서 응답자 80% 지지받아
  • ▲ 앤드루 양.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에서 '제3정당' 운동을 해 온 정치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신당 창당에 협력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속에서 신당 필요성을 언급하자 곧바로 우군 확보를 위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 출신 대만계 정치인으로, 2022년 '전진당(Forward Party)'을 창당한 앤드루 양은 7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당을 만들거나 전진당과 협력하는 것과 관련해 머스크 CEO에게 직접 연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답변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닌데, 그가 매우 바빴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우린 수년 전부터 미국에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24시간 더 기다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 CEO가 제3의 정당을 만들고 싶은 인물이냐'는 질문에 "미국의 정치시스템이 기능장애에서 양극화 그리고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정치세력은 무소속(independents)"이라면서 "그들(무소속 유권자)은 민주당도, 공화당도 자신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으며 양당 체제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은 2020년 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에 도전해 월 1000달러의 기본소득 제안을 주창하며 주목받았다. 2021년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선거에 도전했다가 탈락한 후 당을 나와 2022년 중도·개혁 성향의 전진당을 창당했다.

    양은 관료주의와 정부 낭비, AI·자동화로 인한 경제구조 변화 등에 경각심을 가지는 점 등에 자신과 머스크 CEO가 공통분모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나는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머스크 역시 어떤 중도나 균형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은 머스크 CEO가 합류하면 제3정당이 단기간 내 성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국에 50만개 이상의 지방 선출직이 있고, 그중 70%는 경쟁자가 없다. 자금력과 조직력만 있으면 수천명의 무소속 또는 제3당 당선자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머스크 CEO는 감세법안으로 촉발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개적인 불화 속에서 신당 창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6일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서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됐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고, 이튿날 응답자 560만여명 가운데 80%가 창당을 지지했다는 결과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성공의 '1등 공신'이었지만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과 결별하고 다른 정치세력을 밀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행보였다.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구성된 공고한 양당제를 깰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으나 제3의 정당이 자리를 잡은 경우는 드물다.

    머스크 CEO에게 협력을 요청한 양도 공화당에 몸담았던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주지사 등과 전진당을 창당했으나, 세력을 키우진 못했다.

    머스크 CEO의 경우 지난해에는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였으나, 그전에는 민주당에서 활동하던 양 등 다양한 정치인을 지지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머스크가 공화당과의 관계를 단절한 지금, 정치 신인들은 미래의 선거를 위해 억만장자의 강력한 자금지원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