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의장은 적절한 시기에 금리인하"임기 종료 전 '그림자 의장' 카드로 레임덕 유발연준 및 美 경제 신뢰성 훼손 우려에 참모진 만류새 의장엔 케빈 워시 전 이사 거론…"평판 매우 좋아"
  • ▲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의장이 실물 지표에 근거해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버티자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수를 꺼내 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해 곧 발표할 것"이라며 "좋은 연준 의장은 금리를 적절한 시기에 인하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새로운 의장이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에 대한 평판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답했다. 워시 전 이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연준 이사를 지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큰 신임을 받고 있다. 1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부처 수장에 임명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 이른바 '그림자 의장'을 내세워 파월 의장의 레임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월가에서는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파월 의장을 조기 해임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의 만류로 포기했다고 전했다. 독립성이 보장되는 연준 의장을 해임할 경우 미국 경제의 신뢰성이 훼손돼 걷잡을 수 없는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참모들의 경고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17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5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등 금리를 내릴 만한 경기 침체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6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일부 불확실성이 스스로 해소되도록 두는 것이 맞다고 확신한다"며 "가설에 기반해 성급하게 선제적 조처를 하는 것은 실질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FF)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4%로 반영하고 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