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청렴·도덕 이미지로 보수우파 결집 주도"당권 도전? 김문수 의지에 달렸다"김문수 옹호론 존재 … 당협위·의원들과 스킨십이 관건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습 ⓒ뉴데일리 DB

    6·3 대선에서 패배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결과와 별개로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만)로 상징되는 청렴성과 인간적 매력으로 정치권의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애초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됐던 김 후보는 막판 보수우파 결집의 중심에 섰고, 선거 이후에는 당권 도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김 후보는 '방탄독재 타도', '반(反)이재명'이라는 선명한 메시지를 내세우며 전국 유세를 강행했으나 결국 이재명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보수우파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과거 대선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역 기반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의 패배가 일정 부분 예견된 결과였다고 보고 있다. 본선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윤석열 탄핵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피하며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 문제로 인해 당내 지도부와 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후보 교체론까지 불거지며 내홍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김 후보는 반이재명 연대를 중심으로 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문수 개인의 캐릭터와 정치적 진정성은 선거 막판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청렴성, 도덕성, 성실함으로 상징되는 김 후보의 '파파미' 이미지가 오히려 뒤늦게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실상 김문수 후보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막판에 보수우파 표심이 결집 됐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김문수란 사람의 청렴성과 도덕성 같은 캐릭터는 보수우파 유권자에게 설득력 있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내 단일화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막판 선전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대선 패배 후 승복 입장을 밝히면서도 당 잔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경우 김 후보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김 후보는 선거 기간 중 정책 비전과 성찰 메시지를 꾸준히 내며 존재감을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평론가는 "김문수 후보의 향후 당권 도전 여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며 "직전 대선 후보들이 당대표를 맡은 전례도 있고, 이번 선거는 윤석열 탄핵 심판 성격이지 김문수 개인에 대한 심판이 아니었기에 김문수 중심의 쇄신 요구가 많아진다면 책임감을 갖고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 재건 국면에서 김 후보의 존재감이 일정 부분 부각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현재 당대표 후보군으로는 윤상현, 나경원 정도가 언급되고 있고 한동훈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의 모습으로 인해 사실상 리더십에 흠집이 난 상황"이라며 "김문수 후보에게 대선 패배 책임론이 없지 않지만 동시에 옹호론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권 도전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조직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손수조 정책리더스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의 경우 '한동훈계'로 불리는 의원 그룹이 있었지만 김문수 후보는 계파가 없는 비계파형 정치인"이라며 "당협위원장이나 현역 의원들과의 긴밀한 스킨십이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