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재창출' 실패 후 당내 갈등 고조친한계 "구태 정치에 퇴장 명령 내려"홍준표 "사욕 가득 찬 이익집단으로 변질"
-
-
-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나경원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3일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출구 조사 결과를 보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자 당 안팎에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대선 결과를 두고 "국민께서 '불법 계엄'과 '불법 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 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민생과 안보에 대해서는 새 정부와 큰 틀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건설적으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러나 권력자 1인 만을 위한 사법시스템 파괴는 서서 죽을 각오로 막아내겠다"고 했다.
이어 "너무 낙담하지 말아 달라. 포기하지 말아 달라. 기득권 정치인만을 위한 지긋지긋한 구태 정치를 완전히 허물고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적었다.
지난 4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친정인 국민의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현재 미국 하와이에 머물면서 연일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내가 30년 봉직했던 그 당을 떠난 것은 대선은 아무리 몸부림쳐도 무망할 것으로 봤고 그 당은 병든 숲으로 보였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이 집권하면 내란 동조와 후보 강제 교체 사건으로 정당 해산 청구가 될 것으로 봤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 당은 소멸 될 수도 있다고 봤다"고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또 "김문수를 통한 마지막 몸부림이 무산된 것은 이준석 탓도 내 탓도 아니다"라며 "사욕에 가득 찬 이익집단으로 변질 됐기에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것"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기득권인 친윤(친윤석열)계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진종오 의원은 전날 "우리는 쇄신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계엄을 옹호한 채 보수의 가치만을 외치며 국민께 뻔뻔한 한 표를 애원했다"고 했다.
진 의원은 "3년 만에 다시 이뤄진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오만함과 결정적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에도 계엄을 반대했던 우리 속의 우리와 민주당과 야당에, 이를 옹호하는 국민 누구에게나 오명을 씌우려는 그 모든 것의 악행을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계셨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대선 패배를 두고 '지도부 총 사퇴' 등의 목소리가 분출되며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행사할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배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