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선, 자유롭고 공정하게 진행""전세계 민주국가에 대한 中 개입과 영향력 우려·반대"'中에 우호적'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우려-경고 담은 듯
  • ▲ 미국 백악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3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한국의 6·3 대통령선거 결과와 관련,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간섭(interference)과 영향력(influence)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은 이날 한국의 제21대 대선 결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등의 서면 질의에 '백악관 당국자' 명의로 보낸 답변에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문장으로 이뤄진 짧은 입장문이었지만,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에서 백악관이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에 대해 비판적 언급을 포함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비록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선거가 공정하다고 평가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축하나 신뢰를 보내는 문구 대신 중국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선인을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우려와 경고를 의도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재명 정부 아래에서도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의 최대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거리두기'를 간접적으로 한국의 새 정부에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미동맹이 외교의 근간이라면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적대시할 필요가 없으며 이들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유지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을 추구하는 데 대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한편 백악관의 입장 발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시각으로 4일 오전 6시께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 확정했다고 밝힌 후 이뤄졌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