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오후 7시 투표율 77.8% 기록 20대 대선 동시간대 대비 0.7%포인트 상승본투표서 TK‧PK 투표율 급증…'우파 결집' 신호탄'반이재명' 기조 속 전통 지지층 투표장으로"70% 초반 땐 좌파 유리, 76% 넘기면 김문수 우세”
-
-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부인 설난영 여사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후 7시 기준 전국 투표율이 77.8%를 넘어선 가운데 사전투표에서 저조했던 영남(TK‧PK)지역 본투표 참여가 비교적 증가하는 양상이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잠시 정체됐던 영남지역 투표율은 같은 시각 78.3%까지 치고 올라왔다.
비상계엄 논란과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이탈이 우려됐던 우파 표심이 강한 '반이재명' 기류 속 결집하는 흐름으로 반전된 것이다. 이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는 막판 '골든크로스' 실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사전투표율을 합산한 전국 투표율은 77.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동시간대 투표율(77.1%)보다 0.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사전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영남권의 투표율이 본투표에서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전투표에서는 TK·PK 지역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34.74%)에 미치지 못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제기됐다. 대구는 25.63%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고 부산·경남 등도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본투표율만 보면 앞서 이날 오후 6시 기준 대구는 50.4%로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고 경북 44.1%, 부산 44.0%, 경남 43.3%, 울산 44.3%로 5곳 모두 전국 본투표율(41.4%)을 상회했다.
이와 관련 이번 대선이 '진영 대결'로 급속히 압축되면서, 정권 재창출 열망과 '반이재명' 정서가 맞물려 우파 진영의 막판 투표 참여를 촉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전투표에서 드러난 낮은 투표율이 위기의식을 자극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와 TK·PK 중 김문수 후보의 유세 전략이 우파 지지층의 조직적 결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앞서 김문수 후보는 유세 마지막날인 전날까지 부산과 대구를 순회하며 '집토끼 단속'에 공을 들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부산 유세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TK에서 투표율 80%, 득표율 80%가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도 "사전투표율이 낮았던 전통 지지 지역에서 본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며 막판 총력전에 나선 바 있다.
우파 진영 핵심 인사들도 가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구 서문시장에 이어 전날에도 부산·울산·경남을 순회하며 김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여기에 좌파 논객인 유시민 작가의 김문수 후보 아내 설난영씨 비하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특정 아이돌 가수 성희롱 댓글 및 온라인 도박 논란, 이재명 후보 본인의 사법부 내통 논란 등이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남은 관건은 '총 투표율 76% 돌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을 '진영 대결'로 규정하며, 각 진영별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느냐가 승패를 가를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영남권은 역대 대선에서 우파 진영 승리의 기반이 되었던 핵심 지역으로, 이 지역 투표율이 전국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바로미터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0.73%차로 신승한 제20대 대선 때도 전국 투표율은 77.1%이었고, 영남 지역 5곳(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의 평균 투표율은 77.34%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선다면 김문수 후보에게 결코 불리한 싸움이 아니다"라며 "전국 투표율이 역대 평균인 76% 안팎에 도달한다면, 보수 우위 지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파 진영의 한 원로 인사도 "영남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보다 월등히 많다"며 "영남권 투표율이 높을 경우 희망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문수 캠프 측은 "분위기가 확연히 반전되고 있다"며 "투표율이 76%를 넘으면 우리가 이긴다는 계산 아래 오후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표율이 70% 초반대 이하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좌파 지지층이 결집한 반면, 우파 지지층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당내 계파 갈등 등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이른바 '투포자'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한편, 사전투표 합산 투표율이 역대 대선 동시간대 투표율 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처음으로 80%를 돌파할지도 여부도 관심사다. 15대 대선 이후 5차례 치러진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0%대였다.
이날 투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져 오후 8시까지 진행되는 만큼 28년 만에 80%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