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선 기간 영남 지역만 8차례 방문본 투표 D-1에도 부산·대구 등 거점 지역 유세'진영 대결' 구도 속 '집토끼 단속'이 최대 변수"투표율 76% 이상일 경우 金에 불리하지 않아"
  • ▲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고 체육관에 마련된 범어1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통령 선거를 단 하루 앞둔 2일, 국민의힘은 다시 영남 지역을 향했다. 이번 대선이 '이재명 대 반이재명'이라는 진영 대결로 사실상 압축된 가운데,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저조했던 사전투표율을 본투표에서 극복하고자 모든 자원을 동원, '골든크로스' 실현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김문수 후보는 지난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후 영남 지역을 총 8차례 방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2회 찾은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잦은 방문이다. 

    본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만 해도 김문수 후보는 오전 제주 유세에 이어 부산·대구를 차례로 방문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그간 공개 행보에 소극적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등판해 시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데 이어 같은 달 31일에는 8년 만에 보수의 성지로 꼽히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에는 부산·울산·경남을 차례로 돌며 김문수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이런 움직임은 앞선 사전투표 결과 TK·PK 지역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며 최하위권에 머문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앞선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권 3곳의 투표율은 모두 50%를 상회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5곳의 투표율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대구는 25.63%로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했고, 부산(30.37%), 경북(31.52%), 경남(31.71%), 울산(32.01%)도 전국 평균인 34.74%에 크게 밑돌았다.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마지막 선거유세날인 2일 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피날레 유세에서 찬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런 흐름은 국민의힘이 TK·PK 지역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비상계엄 논란과 헌정사상 두 번째 탄핵 이후 치러지는 선거다. '진영 대결'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TK·PK 투표율은 국민의힘에 더욱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지역 투표율은 과거 우파 진영의 선거 결과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2007년 대선에서는 TK·PK 지역에서 투표율이 전국 평균(63%)보다 영남권이 3~6%포인트 이상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명박 후보는 해당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0.73%차로 신승한 제20대 대선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대구 78.8%, 경북 78.1%, 부산 75.3%, 경남 76.4%, 울산 78.1% 등으로, 대구·경북·울산은 전국 투표율(77.1%)을 상회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며 "이번 대선은 기본적으로 진영 대결이다. 각 진영 사람이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나가는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갤럽 4월 마지막 주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31%, 중도+성향 유보 43%, 진보 26%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이를 '보수 과표집'이라고 평가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수 우위 지형'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선 투표율이 역대 평균 투표율인 76% 안팎에 미친다면 김문수 후보에게 결코 불리한 조건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동혁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의 전통적 지지층 있는 지역에선 사전투표율 상대적으로 매우 낮기에 본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거기에 최우선으로 힘을 모으겠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투표율을 높인다면 역전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