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리박스쿨 공세’막판 총력…'아들·유시민 악재' 덮기?'드루킹' 김경수가 선대위원장인데…이재명 "여론조작은 반란행위"이준석 "이재명, 트럼프한테도 문자폭탄 보낼 것"…'좌표찍기' 일갈"자신 팬층은 댓글부대로 활용하고도 국민의힘 공격?…황당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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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서성진 기자.
대선을 이틀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실상 선거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는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정황과 유시민 작가의 설화 등 잇단 악재로 여론이 심상치 않자, 이를 덮기 위한 정면 돌파 전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댓글 여론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전 지사를 선대위원장으로 기용하고, 과거 온라인 지지자들의 댓글 활동을 사실상 장려해온 이재명 후보가 앞장서 비판에 나선 데 대해 "도대체 누가 누구를 비판하느냐"는 반발이 정치권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리박스쿨과 국민의힘의 연계를 사실상 단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놔 논란을 키웠다.
◆ 민주당 '댓글 조작' 의혹 공세…이재명 "국힘 배후 의심"
더불어민주당 등 구 야권 의원들은 1일 경찰청을 방문해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리박스쿨'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리박스쿨이 조직적인 댓글 조작을 벌였고, 그 배후에 국민의힘과 김문수 대선 후보 캠프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국민 여론을 조작하려는 반란행위에 가깝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리박스쿨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경북 안동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실질적 배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국민의힘과 리박스쿨 간의 연관성을 단정짓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리박스쿨의 활동 내용과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교류 관계를 보면, 무관하다는 건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댓글조작 비판 자격있나…이준석 "트럼프에도 좌표 찍을 사람"
이재명 후보의 발언대로 실제로 '조직적 댓글'이 있었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민주주의의 본질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도대체 누가 누구를 비판하나"는 반응 또한 적지 않다. 당장 이재명 캠프에는 댓글 조작,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 김경수 전 지사가 공동선대위원장을 활동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또한 과거 온라인 지지자들의 댓글 활동을 옹호하거나 장려하는 듯한 언급을 해온 전력이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016년부터 포털 기사 7만6000여 건의 댓글 약 119만 개에 840만 회에 달하는 공감·비공감 클릭 조작을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실행한 혐의로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선고 이후에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공식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말 김 전 지사를 특별사면했고, 2024년 8월 복권됐다.
이 같은 전력이 있는 인물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기용한 민주당이, 보수 진영에 '댓글 조작'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기가 막힐 정도의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16년부터 손가락혁명군(손가혁)으로 불리는 자신의 지지자 모임을 향해 지속적으로 댓글 달기를 독려해왔다. 2017년 대선 정국에서는 자극적인 언어로 상대를 공격기도 했다.
행동지침도 있었다. 손가혁은 '1인당 10인 이상의 추천인(회원)을 확보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2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손가락 혁명군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훈련하며, 스스로 전투하며, 스스로 전략을 세워 이겨나가는 하늘의 군대 민심의 군대"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직접 현안과 관련한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댓글을 달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이 후보의 과거 '좌표 찍기' 전력을 겨냥해 "이재명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대한민국을 상대하지 않으면, 전화번호를 알아내 문자 폭탄을 보내라고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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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선대위 상황실장. ⓒ연합뉴스.
◆"'대장동 커피' 수법 또 반복"…국힘 "전형적 공작 정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번 의혹 제기를 "전형적인 물타기 공세"라고 비판한다. 특히 이재명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정황과 유시민 전 이사장의 설화 등 연이은 악재를 덮기 위한 기획된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1일 "객관적 근거도 없이 김문수 후보 캠프를 댓글 조작에 끼워넣는 건 전형적인 공작 정치"라며 "2022년 대선 직전 ‘대장동 커피’ 가짜 인터뷰가 퍼졌던 당시와 똑같은 수법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도 특정 유튜브가 의혹을 제기하고, 이재명 후보가 좌표를 찍은 뒤 특정 매체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가 똑같다”며 “이는 선거 결과를 흔들기 위한 조직적 음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댓글·유튜브·커피 등 익숙한 공작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리박스쿨 프레임'은 판세가 불리해진 민주당이 급하게 기획한 "물타기용 선거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본인이 자신의 팬층을 댓글부대로 활용하고 요구했던 것은 잊어버리고, 댓글 의혹을 제기하고 그걸 또 국민의힘과 연관시키니 황당하다"면서 "본격적으로 공격을 하려면 김경수 전 지사나 짜르고 공격을 해야한다.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가 급하기는 급한 모양"이라고 했다.

정훈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