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36.93% 역대 최고 … 2.19%p 낮아호남은 전남 56.50%, 전북 53.01%, 광주 52.12%우파 텃밭 부진 … 대구 25% 경북 31% 부산 30%경기 32.88% … "경기 투표율 높으면 민주 유리"'승리 희망' 갖고 투표장 가야 승리 희망 꿈꿀 수 있어
  •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9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마무리됐다.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30일 낮 들어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 20대 대선보다 2.19%포인트 낮은 34.74%를 기록했다. 

    이번 투표는 단순 투표율보다 지역별 투표율이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공표일 직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보다 조사기관별로 5~10%p 가량 높은 상황에서, 지역별 투표율마저 민주당 강세 지역이 높은 경우 판세는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사전 투표의 지역별 투표율은 보수 우파에 위기감을 더 높이고 있다. 우파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북) 지역은 낮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호남은 50%를 훌쩍 넘어서며 TK의 두 배를 훨씬 넘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 우세 지역이 된 경기도, 특히 경기 지역의 투표율인데 사전 투표에서는 도드라진 특징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경기도, 특히 경기 남부의 투표율이 이번 선거의 결정적 승패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1542만3607명이 참여해 34.7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이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은 2022년 제20대 대선 때 36.93%였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제19대 대선 당시 최종 사전투표율은 26.06%였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전남 56.50%, 전북 53.01%, 광주 52.12% 순이었다. 전국 투표율을 훌쩍 넘는 수치다. 20대 대선 때 사전투표율 전남 51.45%, 전북 48.63%, 광주 48.27%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은 대구 25.63%, 경북 31.52%, 경남 31.71%, 부산 30.37%로 전국 투표율보다 낮았다.

    유권자의 절반이 몰린 수도권의 사전투표율도 전국 투표율보다 약간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 34.28%, 인천 32.79%, 경기 32.88%였다.

    TK·PK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부정선거에 대한 우파 지지층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본투표 때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영남권 사전투표율은 대구 33.91%, 경북 41.02%, 경남 35.91%, 부산 34.25%로 나타났으나 최종 투표율은 대구 78.7%, 경북 78.1%, 경남 76.4%, 부산 75.3%로 전국 투표율 77.1%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TK 지역 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에서 막판 부산 지역 보수층 유권자들이 대거 결집해 투표를 했던 상황이 재연돼야 김문수 후보에 승리 희망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전날 사전투표를 한 후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제도를 개선하고 없애는 것은 찬성하는데 만약 사전투표를 안 해버리면 전체 투표율이 낮아져 우리가 불리해지기에 제가 먼저 사전투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대구·경북은 늘 다른 지역보다 본투표율이 높았다"며 "본투표에선 전국 투표율보다 높게 나오고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둘 다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만큼 경기도 투표율도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도는 지역 중 유권자(1171만2970명)가 가장 많다. 전체의 26.4%를 차지한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이 828만7482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다만 경기도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투표율이 높으면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경기도만 놓고 보면 남부와 북부의 차이는 있지만 경기도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인구가 많은 지역은 거의 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다. 경기도 투표율이 높으면 국민의힘에 최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가 민주당의 텃밭인 것은 맞지만,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이어진 경기도 인구 변화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집값 폭등으로 서울에 살던 주민들이 경기도로 밀려나 아직도 현장을 방문하면 당시 진보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며 "물론 경기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민주당이 강세인 것은 맞지만 무조건 비관만 할 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