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들, 성희롱 댓글 수차례 작성민주당, 문제 제기 이준석 공격하며 "허위"본질은 '음란글 작성' 이 씨가 벌금형 받은 것민주당 방어 글 외에도 성희롱 댓글 수두룩사과하며 돌파한 욕설 논란 교훈 되새겨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투표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 음란물 게시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과거 자신의 욕설 녹음 파일이 공개되며 곤욕을 치른 이 후보는 이번 대선 정국 막바지에서는 '아들 리스크'를 마주했다.

    이 씨의 과거 벌금형 논란이 커지면서 이재명 후보의 과거지사도 세간에 다시 회자되는 분위기다. 바로 형수 욕설 논란이다. 이 후보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부터 시작된 이 논란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이 후보가 형수에게 성적인 욕설을 한 파일은 지금도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논란은 컸지만 이 후보의 대응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유연해졌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그의 선거캠프는 욕설 음성 파일 일부가 왜곡·조작됐다며 상대 후보 측과 언쟁을 벌였다. 2022년 대선 정국에서는 몸을 낮추면서도 자신의 형과 가족사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차례 예방주사를 맞은 이번 대선 정국에서는 한결 더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그는 지난 23일 TV 토론에서도 이 문제로 사과했다. 상대의 공세에도 이 후보는 "우리 어머니에게 형님이 폭언을 해서 제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진 게 문제가 됐지만 그 점(욕설)은 제 소양의 부족이므로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했다. 

    자신의 욕설 논란에서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 놓은 이재명 후보가 아들의 음란 댓글 문제에서는 '어게인 2018'을 택한 모습이다. 유연성 있는 사과와 해명 대신 상대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역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의 장남 이모 씨는 지난해 10월 31일 상습도박 및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 씨가 불복하지 않아 벌금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런 사실은 28일에서야 뉴데일리 보도로 알려졌다. 

    검찰 공소장에는 이 씨의 범죄열람표에는 그가 적은 낯 뜨거운 글들이 적시됐다. 그는 '아니 난 단지 너의 XX를 원해' '저 분 친구랑 오면 쓰리섬' '얜 진짜 안고 박아보면 떡감 지리긴 할 듯 소리도 장난 아닐 거 같음' '자지련 XX구멍에 젓가락 쑤시고 싶네'라는 글을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 썼다. 

    그가 썼다는 글 중 '젓가락' 댓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 TV 토론에서 이 글을 거론하면서다. 그는 지난 27일 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 혐오인가"라고 물었다.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가 여성 혐오를 조장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의 대통령 후보직 사퇴 요구를 넘어 정계 은퇴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이준석 후보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 씨가 작성한 글은 여성에게 한 말이 아닌데 이준석 후보가 공개 석상에서 여성에게 한 것처럼 둔갑시켰다는 게 요지다.

    민주당은 "이준석이 남성과 여성도 구별 못 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아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엄중한 시기에 내란 극복과 민생 회복에 대해 또 국가 운명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며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정확히 했다.

    하지만 민주당 말대로 글의 주체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의문이라는 평도 나온다. 남성에게는 '젓가락으로 쑤셔버리겠다'는 발언을 해도 되느냐가 골자다. 

    게다가 이준석 후보가 겨냥한 글이 아니더라도 이 씨가 쓴 다른 글은 명백히 여성에 대한 성희롱성 글이다. 검찰은 여성 노출 사진에 단 댓글이라고 공소장에 못 박았다.

    민주당의 항변대로 이 씨의 글이 여성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면 그는 남성과 여성을 향해 모두 성희롱 글을 쓰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된다. 

    유력 대선 후보가 이런 일에 한마디 사과가 없느냐는 이의 제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재명 후보가 수년에 걸쳐 얻은 '찢겠다'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를 아들의 '젓가락' 논란에 대입하면 출구는 간단하다.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에게 대통령의 품격을 묻고 있는 것이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