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들 음란글 벌금형 등 긴급 기자회견"순화하기 어려운 음담패설 … 난 비속어 안 써""대통령 가족 문제는 사생활 아닌 공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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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신당 이준석 대통령선거 후보가 29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의 이른바 '젓가락 음담패설'에 대한 지적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발언의 구체성과 모호성 사이에서 적당한 지점을 찾기도 어려운 음담패설"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토론에서 저는 인권변호사 출신 권영국 후보에게 질문했다. 성폭력적인 인터넷 게시글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는지 물었다"며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동호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일부"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보도를 통해 사실관계는 확인이 됐다. 수위를 넘는 음담패설을 이동호 씨가 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며 "이동호 씨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동호 씨의 게시글 중 하나를 비교적 가치중립적인 단어로 바꿔 인용했지만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 그마저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당시 질문은 단순한 자극 아닌 단계적 검증"
이 후보는 토론 당시 발언이 후보들의 여성혐오 잣대를 묻기 위한 검증 단계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의 질문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 인권을 얘기하는 후보가 이런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 또 확인해야 했다"며 "그러나 두 후보는 대답을 회피했고 책임을 외면했다"고 했다.
이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후보"라며 "이동호 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3000만 원의 불법 도박을 저질렀다.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일 것이다. 그런 인물이 과연 나라를 맡을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이를 신변잡기라며 덮으려 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며 "저는 그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저에 대한 검증 역시 얼마든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 검증의 의무는 사라지고 집단으로 가해지는 린치와 권력에 대한 충성만 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재명 후보가 더욱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됐을 때 우리가 마주할 미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오늘 오후 2시까지 사실관계를 반대로 뒤집어 저에 대해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게시한 이들은 자진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헌신한다. 그러나 자식이 파괴적인 길로 가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방임"이라며 "권력욕에 빠진 지도자가 가족조차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에게 국민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만약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서 책임 있는 답변을 했다면 다음 단계에서 본인의 자녀란 일각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을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답변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기 말고 다른 표현? … 과연 의미 있나 의문"
이 후보는 토론 당시 발언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이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오히려 원문 내용이 더 선정적이었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저는 해당 발언을 표현할 때 비속어를 쓰지도 않았다. 성기란 굉장히 가치중립적인 단어"라며 "검찰 자료를 보면 원문 내용이 오히려 더 선정적인 표현이기에 누가 봐도 제가 순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기 대신 은밀한 부위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었겠지만 그게 과연 의미 있는 변형이었을까 다소 궁금하다"며 "개개인이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국민의 일반적 역치를 넘어서는 발언을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된 젓가락 발언은 '이준석 창작물'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선 "아마 해당 발언이 여성 성기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두고 다퉈보려는 것 같다"며 "아시다시피 이동호 씨가 지칭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 해당할 수 있는 용어의 결합으로 저는 하나를 골라서 가정적 상황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여성과 남성에 대한 기준이 달라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발언의 실체는 인정하면서도 특이한 방향으로 물타기를 시도하는 것 아닐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토론 발언이 즉흥적이었는지 묻는 기자의 말에는 "단계별로 묻기 위해 이재명 후보의 아들 발언이라고 명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한 것"이라며 "권영국 후보가 저에게 여성 갈라치기, 혐오 등 지적을 한 바 있어 구체적인 여성 혐오에 해당할 수 있는 표현의 예시를 묻게 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발언이 시청자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을 유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젓가락'이라는 표현 없이 문제가 된 게시글의 내용을 설명할 수 없었다면서 "발언의 구체성과 모호성 사이에서 적당한 지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음담패설이었다. 순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