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시흥 공약으로 거북섬 대관람차 건립 추진웨이브파크는 대관람차 건립 부지 3분의 2 매각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판매해 135억 원 차익소유권자 6명으로 대관람차 가능성 희박 전망이재명의 경기도, 2023년까지 건립 계획 밝혀민주 "부지 매각과 李 공약은 상관 관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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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북섬은 시화호 북쪽 시흥구간에 조성된 인공섬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북이가 엎드려있는 모양을 띠고 있어 거북섬으로 불린다.지난 26일 거북섬의 현재 모습.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경기도 시흥시 거북섬에 대관람차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 했지만 정작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개발을 위해 유치한 기업은 대관람차 건립 부지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업은 이미 거북섬 대관람차 부지 3분의 2를 200억 원에 매각해 3배가 넘는 시세 차익을 거뒀다.
29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주식회사 웨이브파크는 2018년 한국수자원공사의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거북섬 해양레저 복합단지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에 맞춰 거북섬 개발을 위해 17개의 사업 대상 필지를 유상 공급 받았다.
공모에 따라 웨이브파크는 대관람차를 짓기로 한 수변상업 3-1(1793㎡), 3-2(1697㎡), 3-3(1717㎡) 거북섬 매립 부지를 사들였다. 웨이브파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보유했던 해당 필지를 각각 33억1700만 원, 31억500만 원, 31억7600만 원에 매입했다.
대관람차 건립은 현재 거북섬 주민들과 상가 소유자들의 숙원이다. 유동 인구가 적은 상황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최근 강원도 속초 대관람차 등이 인기를 끌면서 속초 관광에 활기가 도는 것도 거북섬 주민들이 대관람차를 더욱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웨이브파크가 해당 필지에 대관람차를 짓는 대신 필지를 매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부지 3분의 2가 팔려나갔고 건립 예정 부지 소유권자가 6명에 달한다.
웨이브파크는 지난해부터 수변공원 부지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3-1필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웨이브파크는 2024년 8월 부산 소재의 한 조선업 자재 회사에 토지 지분 2분의 1을 50억 원에 넘겼다. 지난 2월 18일에는 남은 절반의 소유권을 부산 소재 골프장 운영회사에 이전했다.
3-3필지 지분 50%도 2024년 6월 경남 소재 산업용 고무호스 제조업체에 50억 원에 넘겼다. 같은 해 8월 부산의 한 부부가 남은 2분의 1을 50억 원에 매입했다.
웨이브파크가 64억9000만 원에 매입한 두 개의 필지를 200억 원에 정리하면서 3배가 넘는 가격에 팔아 135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남은 3-2필지도 웨이브파크의 소유가 아니다. 웨이브파크는 2022년 해당 필지의 소유권이 넘어오자마자 농협은행에 신탁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넘겼다. 신탁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농협은행이 수탁자로서 권리를 행사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관람차 사업 자체가 사실상 무산된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한다. 해당 부지에 소유권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관람차 사업을 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것이다.
거북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중개사는 통화에서 "개발업자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을 때도 못한 것을 땅을 다 팔고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상업부지 용도라서 수익성이 높은 건물이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경기도 시흥시 공약. 거북섬 대관람차 건립 추진이 명시돼 있다. ⓒ뉴데일리DB
공교롭게도 대관람차 부지를 매각해 수익을 올린 웨이브파크는 이재명 후보가 직접 유치했다고 말한 기업이다.
이 후보는 24일 시흥시 유세에서 "시흥시장과 제가 업체들에 거북섬으로 오면 우리가 다 알아서 해줄 테니 이리로 오라고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을 하는 데 2년밖에 안 걸렸다. 신속하게 해치워서 완공된 것"이라며 "이재명 경기도가, 그리고 민주당의 시흥시가 그렇게 신속하게 큰 기업 하나를 유치했다. 자랑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 후보는 경기도 시흥시 대선 공약에 '거북섬 상징물인 대관람차 건립 적극 추진'을 명시했다.
대관람차 건립 방침은 경기도에서도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경기도는 2020년 10월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 개장에 맞춰 보도자료를 내 대관람차 건설이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다.
경기도는 "1단계 개발인 시흥 인공서핑 웨이브파크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호텔, 마리나, 대관람차 등이 조성되는 2단계 개발을 통해 거북섬 인근을 글로벌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시 이 후보는 웨이브파크 준공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유치했다는 기업이 짓기로 한 대관람차 부지를 매각하고, 이 후보가 대관람차 건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 자체가 전형적인 무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본인이 유치한 기업이 짓기로 한 대관람차를 짓지 않고 부동산 장사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대관람차를 짓기로 한 기업이 부지를 팔아 이익을 보면 그것도 이 후보에게 도의적 책임이 있는데 그것도 확인하지 않고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기업을 유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개발 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이 후보에게 문제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업을 유치해 아무것도 없는 거북섬에 세계 최대 인공서핑장을 만들었는데 사업자가 대관람차를 안 지었다고 책임을 당시 지자체장에게 묻느냐"면서 "이재명 후보가 직접 신경을 써서 대관람차를 짓겠다는 시흥시 공약을 내놓은 것과 개발기업이 대관람차 부지를 매각한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