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3차 끝으로 대선 TV 토론 종료정책 실종 … '네거티브 공방'만 남아"이준석, 선 넘어 … 실망 여론 金에 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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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자단
세 차례 걸쳐 진행된 대통령선거 후보 TV 토론회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싸늘하다. 경제·사회·정치 등 주제가 정해졌음에도 후보들이 미래 비전보단 서로의 과거를 공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네거티브 공방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여성 신체 부위 관련 발언은 가장 큰 논란으로 떠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6·3 대선 TV 토론회가 지난 27일 3차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1차 경제 분야, 2차 사회 분야 토론에 이어 3차 정치·외교 분야를 주제로 맞붙었다.
이날 세 번째 토론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와 3위를 기록 중인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1위인 이재명 후보를 '사법리스크' '가족 비리' '방탄 독재' 등 이슈로 협공했고, 이재명 후보는 '내란 프레임'으로 반격에 나섰다. 권영국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네 후보 모두 각 분야에 걸맞은 정책과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고, 국정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상대 후보의 정책 검증조차 등한시한 채 네거티브 공방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다. 위성정당 방지, 결선투표제 도입, 개헌 방향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유의미한 논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논란은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 아들 관련 논란을 겨냥해 꺼낸 발언이다. 이재명 후보의 아들 동호 씨가 2021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연예인과 일반인 여성 사진에 성희롱 발언 댓글을 남겼다는 의혹이 그 배경이다.
이준석 후보는 해당 댓글이 '여성 혐오'라는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였으나 표현이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다른 토론 내용마저 모두 가려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국 이준석 후보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형법상 여성 모욕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로 고발당했다.
이에 대해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의 언어폭력성 발언으로 정책토론은 실종돼버리고 충격적 후과만 남겼다"며 "선거방송 사상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도 "이준석 후보의 발언으로 오히려 다른 후보들이 모두 묻혔다"며 "본인은 긍정적으로 작동할 거라 예상했을지 몰라도 굉장히 부적절했다. 대선 득표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김문수 후보가 '최대 수혜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가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재명 후보도 자신과 아들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가 부각됐다"며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를 향해 '여성 혐오'라는 역공을 퍼붓고 있지만 이재명 후보의 형수 관련 발언 등을 사과부터 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있던 김문수 후보가 최대 수혜자가 된 격"이라며 "이준석 후보에게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2030 청년들이 '젓가락 발언'으로 결국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