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성본부 통해 이준석 후보 사퇴 요구"입에 담기에도 참담한 여성에 대한 폭력적 묘사"국보법 폐지 주장 좌파 단체는 이준석 경찰 고발이준석 "본인 진영 내 문제에는 침묵하는 위선
  •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종현 기자

    대선 후보 마지막 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관련한 막말 논란이 재차 불거진 가운데 민주당이 이를 언급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여성 혐오자'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욕설을 하거나 댓글을 단 것으로 추정되는 당사자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소속 여성본부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어제 대선 3차 TV 토론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질문을 빙자해 여성 신체를 언급하며 여성과 온 국민을 모욕했다"면서 "입에 담기에도 참담한 여성에 대한 폭력적 묘사를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국민이 보고 있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내뱉다니 이준석 후보는 제정신인가"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공론의 장에서 상대에 대한 공격에 혈안이 되어 폭력적 여성 혐오 언어를 내뱉은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이준석 후보는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전날 대선후보 제3차 TV 토론에서 과거 이재명 후보의 막말 논란을 소환했다. 그는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 사건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인데 중요 부위를 찢겠다고 했다. 누가 만든 말인가"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부족함에 대해 그간에 수차례 사과 말씀드렸다 또 사과드린다"면서도 자신이 직접 한 발언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이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 혐오인가"라고 물었다.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의 '젓가락 발언'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2021년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거론한 것이다. 제20대 대선 정국에서 이 후보의 아들은 '이기고싶다'는 닉네임으로 해당 게시판에 불법 도박 후기 글을 쓴 사실이 알려져 이재명 후보가 사과했다. 

    이 후보가 사과했지만 '이기고싶다'라는 닉네임 이외에 '리버에넘김'이라는 닉네임도 포커 머니 구매 글을 올리며 '이기고싶다'와 같은 아이디를 올린 것이 발견되면서 재차 게시글이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리버에넘김'이라는 닉네임은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 댓글을 통해 "하 맛있겠다" "진짜 한 번만 만져보자"라는 등의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좌파 시민단체들은 이준석 후보를 향한 비판만 쏟아내고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28일 정보통신망법과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다며 이준석 후보를 경찰에 고발한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단체로, 장하나 전 민주당 의원이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의 행태를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의 방송인 점을 감안하여 원래의 표현을 최대한 정제해 언급했음에도 두 후보는 해당 사안에 대한 평가를 피하거나 답변을 유보했다"면서 "이 장면을 통해 저는 다시금 혐오나 갈라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진보 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