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개장 웨이브파크 5년간 감사보고서 개장 후 입장 수입 3.2%, 2023년부터 손실 계속시흥시 개발 당시 웨이브파크 200만 방문 예측 2024년 입장 수입 환산하면 입장객 10만 명 안팎 李 "이재명의 경기도가 유치", 민주 "관광 유인"
  • ▲ 26일 경기 시흥시 거북섬의 모습. 임대를 알리는 안내만 즐비하다.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유치했다며 자랑한 웨이브파크가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수백 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관광 유인을 위해 웨이브파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웨이브파크 매출의 입장 수입은 3.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주)웨이브파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웨이브파크가 개장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매출은 8839억 원이다. 이 중 부동산 관련 수입이 7929억7000만 원으로 매출의 95.1%를 차지했다. 입장 수입은 270억 원으로 3.2%다.


    웨이브파크는 경기도 시흥시 2020년 10월 개장한 인공 서핑장이다. 16만6613㎡의 넓이와 축구장 15배 크기의 면적으로 거북섬 개발의 한 축으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추진됐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경기도 시흥시 유세에서 웨이브파크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경기도 거북섬 웨이브파크라고 거기가 꽤 고용 규모도 있고 그러지 않나"라며 "이재명의 경기도가, 민주당의 시흥시가 그렇게 신속하게 큰 기업 하나를 유치했다는 말이다. 자랑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거북섬에 관광 유인이 없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웨이브파크를 유치했고 이를 유세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관광 유인을 위해 지어진 웨이브파크의 운영 실적은 부동산 개발이 마무리되기 시작하면서 손실로 전환했다. 5년간 순익은 875억 원이지만, 개발이 마무리되기 시작한 2023년부터 계속해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웨이브파크 개발이 한창이던 2020년~2022년까지 부동산을 통해 이익을 거뒀다. 웨이브파크가 개장한 2020년 당기 순이익은 65억8448만 원이다. 총 매출이 388억4072만 원인데, 이 중 입장 수입은 5억8128만 원이다. 용지 매출이 358억454만 원이다. 용지 매출은 토지 등 부동산 개발 및 판매와 관련된 매출을 뜻한다. 분양 수입은 23억321만 원이다. 같은 해 10월부터 웨이브파크가 개장했던 만큼 입장 수익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웨이브파크 영업이 시작된 2021년에도 부동산 수익에 의존한 구조가 이어졌다. 2021년 1월 코로나 여파로 휴장했다가 같은해 4월 다시 재개장했다. 당기 순이익은 1209억266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156억2009만 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입장 수익은 49억1284만 원으로 집계됐다. 용지 매출이 3736억8989만 원, 분양 수입이 365억3826억 원이다. 입장 수익 비율은 1.1%다.

    2022년 웨이브파크는 455억6862만 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매출액 3366억8867만 원 중 입장 수입은 64억3517만 원이다. 반면 용지 매출이 2700억 원, 분양 수입이 595억 원을 차지했다. 입장 수입은 매출 중 1.9%에 불과했고, 부동산 관련 매출 비중은 97.8%다.
    ▲ 26일 경기 시흥시 거북섬의 모습. 개발은 됐지만 을씨년스럽다. ⓒ서성진 기자

    웨이브파크의 손실은 개발이 막바지로 흐르면서 커지고 있다. 입장 수익의 매출 비중이 커지고 부동산 개발 수익이 줄어들면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2023년에 첫 손실이 발생했다. 당기 순이익이 마이너스(-) 176억672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187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 중 입장 수입은 71억4601만 원, 분양 수입은 104억7196만 원이다. 

    2024년 당기 순익도 마이너스 680억709만 원이다. 매출액은 242억8899만 원, 이 중 입장 수입은 77억6355만 원이다. 용지 매출이 150억 원이다. 분양 수입이 2억4356만 원, 임대료 수입이 3030만 원을 기록했다. 

    입장 수입의 증가세는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웨이브파크의 판매비와 관리 비용(판관비)은 200억 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판관비는 제품 판매와 기업 운영에 필요한 간접 비용을 말한다. 광고비와 급여, 세금, 임대료 등이 모두 포함되는 금액으로 기업의 유지 비용이다.

    웨이브파크의 손실이 발생한 이후 2년 동안 판관비는 251억3841만 원(2023년), 211억6188만 원(2024년)에 달한다. 웨이브파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줄곧 150억 원에서 300억 원가량의 판관비를 유지해왔다. 
    ▲ 26일 경기도 시흥시 거북섬의 모습. 인적이 드물어 한적하다. ⓒ서성진 기자

    전문가들은 향후 급속한 관광 유인이 일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시국 이후 해외 관광이 늘고, 강원 양양군과 제주도 등 국내 서핑 대체지가 있는 상황에서 입장 수익의 급증을 바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시흥시는 개발 직전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에는 국내 서퍼를 비롯해 일본, 중국을 포함한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인공서핑파크를 찾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웨이브파크 홈페이지에 기재된 이용 요금을 최소 요금인 8만 원으로 계산하면 2024년 방문객은 10만 명 수준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웨이브파크는 입장 수입으로 소득을 내오지 않았기에 입장객이 폭등하지 않는 한 기업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 26일 경기 시흥시 거북섬의 모습. ⓒ서성진 기자
    ▲ 26일 경기 시흥시 거북섬의 모습. ⓒ서성진 기자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