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본투표용지 인쇄 '1차 데드라인' 넘겨사전투표 전 단일화 가능성에 기대감 커져"김문수+이준석 지지율, 이재명 앞서면 희망""이준석 지지율 10% 미만이면 실익 없어"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이준석 캠프

    25일 대선 본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 논의의 '1차 데드라인'은 무너졌다. 그러나 우파 진영은 여전히 단일화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약진하는 상황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면 '2차 데드라인'인 사전투표 전 극적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본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이날까지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가 끝내 성사되지 않으면서 '1차 데드라인'이 사실상 무너졌다. 이 시점을 넘기면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가 불가능해진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시작되는 사전투표 전까지를 2차 데드라인으로 보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사전투표는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방식이기에 29일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면 물러난 후보 이름 옆에 '사퇴'라고 표기된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사전 투표 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있다. 단일화는 끝까지 노력해야 하는 의제"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공동정부 구상' 등을 제안하면서 "시간이 많지 않다.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가 이뤄져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단일화 논의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사례는 2002년 제16대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다. 당시에도 '이회창 대세론'이 확고한 가운데 이번 대선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에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맞서기 위해 여론조사를 통한 극적인 단일화에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노 후보는 정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단일 후보로 선출됐고 정 후보는 승복 후 지원에 나섰다. 비록 투표 전날 정 후보가 지지를 철회하는 혼란이 있었지만 오히려 동정론이 결집하며 노 후보는 '1강'이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단 2.3%포인트, 약 57만 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약진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턱밑까지 추격했고, 이준석 후보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우파 진영 내에서는 '단일화만 된다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3일 "하루 1% 지지율 올리기를 목표로 차근차근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선거운동을 전개해 왔다. 전국 각 지역의 바닥 민심이 꿈틀거리고 있으며 여론조사 흐름에서도 분명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추세가 유지된다면 사전투표 이전에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실현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단일화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우리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는, 소위 말하는 자강에 더 비중을 두고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양 후보의 지지율 합이 이재명 후보를 넘어서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단일화 요구는 한층 힘을 얻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재명 후보는 45%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직전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김 후보는 36%로 일주일 만에 7%포인트를 끌어올리며 이재명 후보를 단 9%포인트 차로 추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8%에서 10%로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이준석 후보가 완주를 고수하면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대선에서 10% 이상 득표하면 선거 비용의 50%, 15% 이상이면 100%가 보전된다. 하지만 기준 미달 시 당 재정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막판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방식은 100% 국민여론조사가 유력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도 100% 국민여론조사로 진행됐다"며 "김 후보도 이러한 방식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접촉률은 40.5%, 응답률은 17.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박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