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격차 빠르게 좁혀지며 양당 긴장감민주당, 우파 결집 우려하며 겸손 모드로 전환李 포퓰리즘 발언 논란되며 지지율 하락 분석주한미군 철수설 등 李 약점 꼽히는 이슈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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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둔 24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구미=서성진 기자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우파 진영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클릭을 통해 변신을 꾀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각종 포퓰리즘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 검토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이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조사한 대선 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5%다. 전주 대비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김문수 후보 36%, 이준석 후보 10%로 나타났다. 김 후보와 준석 후보는 각각 7%포인트, 2%포인트 올랐다.
또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주 대비 2.1%포인트 하락한 48.1%, 김 후보는 2.0%포인트 상승한 38.6%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여기에 이준석 후보는 9.4%를 기록했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0.3%, 김문수 후보가 43.5%를 기록하며 6.8%포인트 차까지 좁혀졌다. 직전 조사(지난 14~16일)에서 두 후보의 양자 대결 격차는 13.9%포인트였다.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결집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각각 48.2%, 53.3%를 기록하며 이재명 후보(TK 33.1%·PK 34.4%)를 앞서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표정을 관리하면서도 승리의 희망을 봤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선거 초반의 지지율 격차를 확연하게 줄이며 현재는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지막까지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을 통해 반드시 역전하겠다"고 밝혔다.-
- ▲ 주한미군과 스트라이커 장갑차. ⓒ연합뉴스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분위기로 흐르자 민주당은 긴장하고 있다. 선거가 막바지로 흐를수록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양 진영이 결집되는 건 분명한 것 같다"며 "우리 지지자들이나 선거운동 하는 캠프가 더 겸손하고 더 간절하고 절실하게 국민에게 호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에 유리했던 흐름이 멈춰 선 것은 결국 이재명 후보의 자체 리스크가 드러났다고 진단하고 있다. 우클릭 흐름으로 중도층을 빠르게 흡수해 갔지만, 선거 유세 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포퓰리즘성 발언이 이 후보의 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며 중도층과 우파 진영 지지층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1일 인천 남동구 유세에서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나랏빚이 1000조 원으로 늘었다는 등 나라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무식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국가 부채 비율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에서 빚을 내 공짜 포퓰리즘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경제 이슈 관련 논란도 뼈아팠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대선 주자 TV토론에서는 관광객이 호텔에 예약금 10만 원을 냈다가 취소해도 돈이 순환되며 경제에 활력을 준다는 '호텔경제학' 언쟁, 전북 군산 유세 중 나왔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중도층과 자영업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줬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 문제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슈로, 중도층에서도 무작정 빚을 내 나눠주자는 것에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2030 세대는 국가의 채무가 온전히 자신들의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인식하기에 포퓰리즘성 정책을 매우 혐오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후보의 안보관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감축해 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이 돌면서다.
주한미군이 국가 안보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의 과거 한미동맹을 향해 했던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이 후보는 과거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관해 설명하며 "친일 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기자간담회부터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에 대해 수차례 강조하며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애썼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그의 안보관을 의심하고 있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며 폄훼한 바 있고,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매도한 적도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한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 조사원이 무선전화 가상번호로 걸어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고, 응답률은 17.8%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95% 신뢰수준에 ±3.1%p포인트다. 응답률은 9.5%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