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끝까지 내 이름으로 승리할 것"평론가 "단일화 시너지 기대하기 힘들어"단일화 변수 소멸 … 김문수 새 전략 주목
-
-
- ▲ 6.3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각각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거절하며 대선 완주의 뜻을 재차 강조했다.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굳혀질 가능성 뚜렷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후보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 끝까지 이준석과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받아보실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의 이름이 선명히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오른쪽 빈칸에 기표용구로 꾹 눌러 찍어달라. 오늘과 내일에 투자하는 가장 효능감 있는 한 표가 될 것"이라며 "최근 모든 여론조사 지표는 이준석으로의 전략적 선택이 이재명 후보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승리의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무책임한 포퓰리스트'라고 정의했다. 그는 "외부의 회유와 압력에도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나랏돈을 펑펑 써도 괜찮다는 무책임한 포퓰리스트의 세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만들려는 세상은 합리와 효율, 책임이 중심되는 정부"라며 "자신의 주장이 틀린 것이 분명한데도 잘못을 지적하는 국민에게 오히려 바보라고 조롱하는 로마 황제 콤모두스와 같은 암군의 세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노무현처럼 정면돌파 … 정권 교환이 아니라 정권 교체"
이 후보는 "옳은 것은 옳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이성과 과학이 존중받는 세상"이라며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장악한 극단적 총통의 시대가 아니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당이 협력하는 상식적 협치가 이뤄지는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정상회담 자리에 가서 멀뚱히 서 있거나 졸거나 가식적인 웃음만 지어 보이는 대통령이 아니라 와이셔츠 바람으로 세계 각국 정상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상식적 능력을 갖춘 대통령을 두고 있는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들려는 세상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폭군의 세상이 아니고 윤석열을 몰아냈더니 푸른 점퍼로 갈아입은 또 다른 윤석열, 다시 빨간 옷을 차려입은 작은 윤석열이 등장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본투표일까지 앞으로 12일 남았다. 야밤에 선포된 무지몽매한 비상계엄령을 단 몇 시간 만에 해체했듯이 두 개의 거탑을 무너뜨리기에 12일이면 충분한 시간"이라며 "6월4일 아침부터 압도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일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는 날이다. 야합하는 길이 아니라 언제나 정면돌파를 선택했던 노 대통령처럼 이번에는 이준석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해달라"며 "정권 교환이 아니라 진짜 정권 교체. 바로 선 합리적 개혁 정치의 재건. 그리고 오로지 실력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새로운 정부로써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요구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국면 맞은 21대 대선 … "단일화 시너지 기대하기 힘들어"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안철수 당시 후보와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근소한 격차로 앞서 당선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당시와 비슷한 3자 구도가 형성되자 일찍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점치는 분위기도 정치권 일각에서 감지됐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거듭 일축하면서 대선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당초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는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었다며 이제는 김 후보가 새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 결과가 지금 나와 있는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사실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합치는 것만으로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며 "합쳤더라도 명분도 시너지도 없는 단일화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 지지자가 김문수 후보를 그대로 지지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후보는 대선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관련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선거판을 어지럽힌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어떤 인사와도 단일화 관련 소통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이 선명하기에 그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며 "정말 모욕적이었던 것은 제가 개인적인 욕망보다도 공익을 앞세워 대한민국 정치 재건과 복원을 위해 노력했던 찰나에 그 누구도 회복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가장 저열한 형태의 배신자 담론으로 단일화를 이끌어가려 했다'며 "그거 하나만으로도 단일화하지 않을 이유가 명확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알림이 울릴 때마다 무한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2022년도에 상스러운 욕을 문자로 날리고 저에게 자살을 종용하던 분들이 2025년 갑자기 읍소하고 며칠 지나니 협박까지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런 감정선을 가진 사람들과 무슨 일을 도모할 수 있겠나. 그렇기에 개혁신당은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외에는 관심사가 없음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