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남서 우파 진영 대통령 폄훼 논란"저짝 당이 뽑은 대통령, 제대로 된 사람 있나"호남 출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극찬하고 나서같은 날 이재명 "갈라치기는 해선 안 될 패악"국민의힘 "법사위원장이 갈라치기·지역감정 조장"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정청래 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파 진영 대통령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정 의원은 "저짝 당(국민의힘)에서 뽑은 대통령 제대로 된 사람 있느냐"면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22일 전남 보성읍 보성역 광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유세에 나섰다. 

    그는 "여러분 저짝 당에서 뽑은 대통령들 한번 생각해 볼까요"라며 "이승만 3·15 부정선거 해서 쫓겨 나가지고 하와이로 도망갔죠. 그다음 박정희 독재하다가 어떻게 됐느냐. 나중에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죠"라고 했다.

    이어 "전두환 내란 혐의로 징역 갔죠. 그 친구 노태우 징역 갔죠. 그다음 이명박 부정부패로 징역갔죠. 박근혜 탄핵됐죠. 윤석열 탄핵됐죠. 저짝 당에서 뽑은 대통령 제대로 된 사람 있습니까"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출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정 의원은 "우리는 너무 자랑스럽지 않습니까"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 노벨평화상으로 세계적인 지도자"라며 "김대중 대통령 덕분에 초고속 인터넷망 깔아서 인터넷 강국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방탄소년단(BTS)·기생충·케이팝·케이컬쳐 김대중 대통령이 문화 정책 대전환을 해서 '지원하되 간섭하지마라'해서 시작된 게 이렇게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파 진영에서 존경을 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최근 통합을 강조하고 나선 이 후보도 지난달 28일 대선 후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정 의원의 이런 발언은 같은 날 이재명 후보의 발언과도 어긋난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유세에서 "남북이 갈라져서 지금껏 싸우고 있고 영남과 호남이 갈라져 있는데 이제는 남녀를 갈라 싸우고 있다. 그렇게 편을 가르고 갈라치기 하면서 싸움을 시키는 게 정치냐"라며 "갈라치기는 정말로 나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절대 해서는 안 될 패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정 의원의 발언이 전형적인 갈라치기 행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호남 출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극찬하고 상대 진영 지도자들을 폄훼해 호남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행태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후진적인 유세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회 법사위원장이 대통령들의 공은 빼고 과만 집중적으로 선동하는 갈라치기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고 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