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조상원·안동완 대선 직전 돌연 사의 이창수·조상원, 李 '성남FC 후원금 의혹' 기소李 "이창수, 사퇴해도 책임 못 면해" 압박 나서법조계 "보복 예상돼 대선 전 사퇴 나섰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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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서성진 기자
표면상으로는 건강 문제지만, 법조계에선 특별감찰과 징계, 특검 수사 등 보복이 예상돼 두 검사가 대선 전에 사표를 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특히 이 후보를 과거 수사·기소했던 검사들에 대한 대선 이후 찍어내기 감찰 등 보복 우려에 '도미노 줄사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됐던 검사들, 대선 직전 돌연 사의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는 지난 20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두 검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며 이들을 탄핵소추했다.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같은해 12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고, 약 4개월 뒤인 지난 3월 13일 헌재에서 최종 기각됐다.
탄핵 기각 직후 업무에 복귀한 두 검사들은 업무 복귀 직후 사의를 표명하려 했으나, 중앙지검에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사의 표명 시점을 약 두 달 뒤로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헌정사상 최초로 검사 신분으로 탄핵 소추됐던 안동완 법무부 법무자문정책관도 최근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검사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를 대북송금 혐의로 뒤늦게 재판에 넘겼다는 이유로 민주당 주도로 2023년 9월 탄핵소추됐다. 안 검사에 대한 탄핵 청구는 지난해 5월 헌재에서 기각됐다.
검찰 지휘부 동반 사퇴에 대해 심우정 검찰총장은 전날 출근길에 "검찰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총장으로서 그렇게 일선을 지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 내 동요를 경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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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뉴데일리 DB
◆사의표명 검사 모두 '탄핵' … 李 '성남FC 뇌물 사건' 지휘 때문?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검찰 고위 관계자들의 공통점은 민주당 주도로 탄핵심판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었던 때 조 차장검사와 함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수사를 지휘해 2023년 3월 이 후보를 기소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22년 이 후보 수사 담당 검사 16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당시 이 검사장과 조 차장검사도 명단에 올랐다.
이에 법조계에선 "이미 보복성 탄핵을 겪었던 검사들이 또 다른 보복이 예상돼 대선 전에 선제적으로 사의 표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특별검사 수사나 특별감찰, 징계 등 처리가 예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지검장 등이) 일할 의욕이 안 나니까 그만뒀을 것"이라며 "앞으로 고검장·대검차장·검찰총장·법무연수원장 등 승진 '0순위'였을 텐데, 사실상 승진이 물 건너 갔고 탄핵소추 등으로 공직에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책임 묻겠다" 벼른 민주당…정치보복 가시화
실제 이 후보와 민주당은 그간 검찰의 수사와 기소 자체를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해 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는 지난해 6월 검찰이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이 후보를 기소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독재정권이 정치적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했다. 수사 농단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었다.
김용민 민주당은 지난 20일 이창수 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동반 사의에 대해 "사퇴해도 특검 수사는 피할 수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서는 사퇴하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검찰 간부는 "지금까지 이 후보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사건만 10건 이상이고 수사에 투입된 검사들만 150~200여명은 될 텐데 민주당은 그간 수사 검사를 상대로 보복을 다짐하지 않았느냐"며 "검사들이 사직을 고심하는 건 권력을 활용한 보복성 감찰과 징계가 이뤄질 것 같다는 공포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 ▲ 인천 지역에서 유세를 이어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서성진 기자)

송학주 기자
이기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