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20년물 입찰서 금리 2023년 말 이후 처음 5% 넘겨美 경제정책 불확실성에 '수요부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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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달러화 이미지.ⓒ뉴시스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각) 실시한 2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 부진이 나타나 국채 금리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시장에는 충격파가 감지됐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총 160억달러(약 21조9000억원)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발행했다. 정부 운영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 입찰에 나선 것이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된 평균 금리는 5.047%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겼다.
최근 6차례 입찰의 평균인 4.613%보다 크게 높았고, 입찰 직전 시장에서 형성된 금리보다도 0.011%p 높은 수준이다.
국채의 높은 금리는 낮은 수요를 의미한다. 최근 미국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의회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국가부채 추가가 예상되는 감세 법안 논의에 나서자 투심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회를 찾아가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감세 법안 통과를 강하게 압박한 것이 이날 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다. 이 법안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공약인 '역대 최대 감세'를 연장·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수조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천문학적인 수준인 미국 국가부채에 더해 추가 적자 우려까지 겹치자, 국채 투자자들이 수요를 줄이며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국채 금리가 5%를 웃돌면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져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되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한 달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1%, 나스닥 종합지수는 1.41% 각각 하락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