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억 썼는데 병상 200개가 신품 상태 방치""지를 때만 치적인가 … 잘못된 인식 지적해야""호텔경제학 작정하고 아집 부려 … 尹 기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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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에서 유세를 이어가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성남시의료원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천하람 원내대표, 이주영 의원, 한종필 행정부원장과 의료원을 둘러보고 있다. ⓒ경기 성남=정상윤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계 입문 발판'으로 여겨지는 성남시의료원을 찾아 경영 실태를 직접 살폈다. 약 3400억 원의 누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병상 509개 중 200여 개가 장기간 신품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준석 후보는 21일 오후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해 한호성 원장 등 병원 관계자와 간담회를 진행한 뒤 각 병실을 직접 둘러보고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는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비교적 재정적인 여력이 있는 곳"이라며 "꽤 많은 액수의 지원이 있었음에도 아직 병원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위 '이재명의 꿈'으로 불리는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후보가 변호사 시절부터 추진해 온 역점 사업으로 꼽힌다. 이재명 후보 스스로도 정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를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설립운동 대표였던 이재명 후보는 시의회 본회의장에 난입해 시의원 폭행 및 집기 파손 등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돼 벌금 500만 원을 확정받기도 했다. 음주운전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전과로 남았다.
이준석 후보는 "물론 이곳의 의료진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수요 예측이나 운영 모델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립됐다"며 "이재명 후보가 변호사 시절부터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것인데 지자체장 시절에라도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3400억 원 정도의 누적 재정 지원이 있었음에도 병상 500개 중 200개가 신품 상태로 5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면서 "이걸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생각에는 오늘 방문을 통해 동의하기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를 때는 본인의 치적으로 포장한다. 전형적인 치적쌓기 정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오는 23일 예정된 2차 TV 토론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매너 없는 방식으로 토론에 임한다. 우격다짐으로 넘어가려는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예고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소위 호텔경제학 등 괴짜스럽고 왜곡된 정책 의식이 워낙 기상천외해서 궁금하다. 차라리 호텔경제학 하나로 두들겨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며 "작정하고 아집을 부리고 있다. 정치를 외골수로 했던 사람을 하나 아는데 나중에 탄핵까지 당하더라. 이재명 후보에게 기시감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성남=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