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박스권·金 40% 돌파 … 지지율 추이 급변"120원 커피" "호텔경제학" 등 헛발질 영향 김혜경-설난영 장외 전도 '추격 배경'으로 거론반명 빅텐트 시동 … 변수는 '이준석 단일화' 한덕수·유승민 등 중량급 인사 합류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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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부터), 홍준표, 한덕수, 한동훈. ⓒ뉴데일리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본격적인 추격전에 돌입하며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잇단 실언과 악재가 겹친 사이, 김문수 후보는 오차범위 내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파 진영은 이를 '반전 모멘텀'로 삼아 '반명(反明) 단일대오'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지지도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20일 하루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46%, 김문수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양 후보 간 격차는 5%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 구도를 보였다.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10%,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1%, 황교안 무소속 후보 1%, 송진호 무소속 후보는 0%, '없음'과 '잘 모름'이 각각 1%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오차범위 내 박빙 구도가 재확인됐다.
에브리리서치가 에브리뉴스와 미디어로컬(한국지역언론인클럽)의 의뢰로 지난 1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6.0%, 김문수 후보는 41.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4.4%포인트로, 이 조사도 오차범위(±3.1%포인트) 안 접전이다. 특히 김문수 후보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40% 지지율을 돌파했다는 점은 보수 진영에 적잖은 고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여론 변화는 지난 18일 열린 첫 TV토론회 이후의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시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120원 커피 발언'과 '호텔경제학' 논란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현장에서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 원을 받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 120원이더라"고 언급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이어 같은 날 "호텔 예약금이 들어왔다가 취소되더라도 그 사이 지역에 돈이 돈다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라는 이른바 '호텔경제학'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노쇼 주도 성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을 찍겠다고 했다가 취소하고 김문수를 찍으면 민주당에 활력이 도나"라는 풍자성 밈까지 확산되고 있다.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의 전면 등판도 보수 지지층의 결집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 씨는 복수 언론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난 법인카드조차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며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와의 장외전을 이어갔다. 이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후보 배우자의 '생중계 토론회'를 제안했지만 민주당 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쫓기는 쪽은 민주당? … "이재명 지지율 박스권 갇혀"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시점에서 오히려 민주당이 쫓기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된 반면, 김문수 후보는 '반명 단일대오'라는 반전 카드까지 남겨두고 있어 판세가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 논객 서정욱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박스권에 갇혔고 더 이상 오를 여지가 없다"며 "이른바 '샤이 좌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당 지지율은 임계치에 도달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기세를 탄 국민의힘은 '반명 단일대오' 구성을 통한 막판 역전극 실현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반명 빅텐트의 성사 여부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미 한동훈·안철수·나경원 의원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이 김문수 후보 지원에 나섰고, 한때 미국 하와이에 체류하며 '정계 은퇴'와 '민주당 이적설'에 휘말렸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김문수 후보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와 회동을 하고 '이재명 저지'와 '7공화국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외연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옛 민주당계 인사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물밑 접촉을 통해 타진하고 있다. 이런 중도·비민주 세력의 결집은 반명 진영의 결정적 승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중량급 인사들의 선대위 합류 여부다.
'개헌 빅텐트' 구상의 핵심이었던 한 전 총리는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 이후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의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정현 전 의원이 최근 김문수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한 전 총리의 직접 등판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동시에 유승민·원희룡 등 당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참여도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진녕 변호사는 "홍준표 전 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 등이 지지에 나서며 외형적으로 단일대오가 형성되고 있다"며 "한 전 총리 역시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든 김문수 후보를 위해 힘을 보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렇게 되면 지지율은 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문수 지지율 40%대 지속하면 이준석도 주말 새 단일화 화답할 것"
이런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변수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 성사 여부다. 반명 빅텐트의 마지막 단추를 이준석 후보가 꿰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김문수 후보가 40%대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이번 주말 전후로 이준석 후보 역시 화답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 후보의 상승세가 거점이 되어 외부 인사들의 합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준석 후보가 현재로선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절차나 방식 자체가 매우 구태처럼 보일 수 있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이날 경기 지역 유세 현장에서 김 후보는 기자들에게 "마지막에는 결국 저와 단일화해 대선 승리를 함께 이끌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준석 후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아시아투데이 여론조사는 무선 RDD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7%다. 2025년 4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바탕으로 성별·연령·지역별 가중값을 적용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에브리리서치 여론조사는 지난 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RDD를 활용한 무선 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응답률은 5.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아름 기자
정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