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용태 고발 이어 국힘도 이재명 맞고발"맥락 왜곡" vs "현실 몰이해" … 토론서도 쟁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뉴데일리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 단순한 말 실수를 넘어 야권 전반의 정치적 총공세로 확산하고 있다. 자영업자 민심을 건드린 이번 논란은 고소·고발로 번졌을 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경제 철학 전반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김용태 고발에 이어 국민의힘도 이재명 맞고발

    19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해 이재명 후보를 맞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주진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네거티브단 공동단장과 최기식 당협위원장은 "민주당이 일극체제에서 고발을 주도한 것은 이재명 후보 자신"이라며 "무고 및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경기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 단속과 카페 전환 사례를 설명하면서 "닭은 5만 원 받고 한 시간 넘게 고아서 팔아도 3만 원밖에 남지 않지만 커피 한 잔은 8000원~1만 원에 팔리고 원가는 120원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용태 위원장은 SNS에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가슴을 치게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이 후보는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김 위원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발 조치 이후에도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의 후폭풍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여야 간의 공방을 넘어 이재명식 경제관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으로 확산하고 있다.

    ◆TV토론회에서도 쟁점화 … 김문수 "사과 있어야"

    전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서도 해당 발언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토론 도중 이 후보에게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 원가가 120원이라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굉장히 안타깝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새로 닭죽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카페에서 영업하는 환경이 낫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며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토론 후 김 후보는 "전후 맥락 없이 '왜곡'이라고만 주장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진심어린 사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다시금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게 생업을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에게 피눈물 나게 하는 발언을 그렇게 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나경원·차명진 "이재명式 경제관은 신기루 … 필망"

    논란은 단순 발언 논쟁을 넘어 이재명 후보의 경제 철학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공동선거대책위원은 "이재명의 경제 계산기에는 임대료도 인건비도 자영업자의 피눈물도 없다"며 "국민을 조롱하는 민생 몰이해"라고 질타했다.

    나 위원은 특히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인 '호텔 노쇼 경제론'까지 언급하며 "예약금이 돌았다고 해서 경제가 산다는 논리는 현실을 왜곡하는 신기루 경제"라며 "이런 사이비 경제론에 국민의 삶을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명진 전 의원도 "커피가 도심에서 팔리듯 남양주 산기슭에서도 팔릴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소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방증"이라며 "800원에 팔아도 안 팔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선 소비자가 왕이고 현장 사업자가 소비자의 취향을 가장 잘 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국가가 산업 종목도 결정하고 투자금도 모으자고 한다"며 "이런 발상은 21세기 사회주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한 차 전 의원은 "2002년 유럽연합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리스본 프로젝트'가 10년 만에 실패한 사례만 봐도 국가 주도형 경제 전략은 실험으로 끝날 뿐"이라며 "이재명식 경제관은 결국 필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영업자 민심도 들끓어 … "현실 알고 말하길"

    현장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커피 원가 120원 이란 말은 마치 책을 종잇값으로만 평가하고 영화를 카메라 렌즈값으로 말하는 것과 같다"며 "제발 현실을 좀 알고 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양 일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커피 판매가 4000원이지만 원가는 거짓 없이 120원에서 0 하나 더 붙인 1200원"이라며 "왜 그런 말이 나오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주변에 (원가) 거짓말한 사람이 됐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고소·고발 대응을 넘어 이재명 후보의 경제관을 전면 검증 대상으로 삼고 총공세에 나선 상황이다.

    신성영 국민의힘 상근대변인은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하루하루 피눈물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단숨에 악덕업자들로 매도를 시킨 것"이라며 "카페 사업자 모임에서도 오늘 이 후보에 대한 고발 조치를 할 예정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이 후보는 회피만 하고 있다. 이는 소상공인들에게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했다.
정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