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문수 훌륭하지만 15년 전 당선인"김문수 "토론 MVP 이준석 … 신념 나와 같아"정치권 "합쳤을 때 이긴다면 협상할 것"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이준석 캠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연일 군불을 지피는 가운데 1차 TV 토론을 마친 지 단 하루 만에 또 다른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나란히 참석해 이목이 쏠렸다. 특히 토론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협공을 펼친 데 대해 '범우파 빅텐트' 구성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김 후보와 이 후보는 19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바로 단 하나의 필승 카드로서 이재명 총통의 시대를 막아내겠다"며 "이 싸움은 이제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대일 결전의 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누가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어제 TV 토론이 국민 여러분께 분명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대책은 없이 그저 잘하면 된다고 얼버무리는 이재명 특유의 무책임과 무사안일주의, 스스로 극단적인 가정을 해 놓고 이를 지적하는 상대에게 극단적이라고 몰아붙이는 적반하장 태도, 말문이 막히면 '어쩌라고요'라며 조롱하거나 성 내는 연산군 같은 면모"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문수 후보는 훌륭한 분이다. 노동운동을 했고 행정 경험도 갖췄다"면서도 "김 후보가 마지막으로 선거에서 당선된 때가 무려 15년 전 일이다. 어제 토론을 통해 김 후보의 사고와 경험이 얼마나 현장과 괴리돼 있는지 국민 여러분이 직접 느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이 담보하는 젊은 세대의 표심 그리고 미래 지향적 유권자의 표심을 빼고는 이재명을 막아낼 방법이 없다.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젊고 진취적인 유권자들이 결코 동의하지 않는 그런 단일화로는 절대 막아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개혁신당 주도 범우파 단일화를 내세웠다면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제가 속한 국민의힘의 대표였다"며 몸을 한껏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물론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당, 정책, 정치적 신념 면에서 저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우리가 잘못해서 밖에 나가 따로 하게 됐는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어제 같이 토론회를 했는데 저를 지지하는 많은 분도 있겠지만 MVP는 이준석이었다. 김문수는 아니었다"며 "토론을 워낙 잘하는 이 후보를 보고 많이 배운다. 둘이 짠 적도 없고 통화도 한 번 한 적이 없지만 같은 정책 방향으로 함께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 이준석 후보와 같이 모이니 마치 고향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고 했다.
    ▲ 6.3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각 각각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

    앞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전날 1차 대선 후보자 초청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협공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회 등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계속 보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도 "최근 중국과 대만에 '셰셰'(중국어로 고맙습니다)하면 된다고 해 비난받았다. 너무 친중국적 입장이 아닌가"라며 "트럼프가 한국과 북한이랑 싸우면 어떠냐는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친중 논란'에 대한 두 후보의 협공이 이어지자 이재명 후보는 얼굴을 찌푸리며 "뭐든지 극단적으로 단정하고 전제를 왜곡해서 질문하거나 주장을 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다. 국민의힘 출신들의 일반적 특성인지 모르겠는데 두 후보 모두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통상 선거에서 TV 토론은 막바지 중도·무당층 표심몰이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도 "합쳤을 때 이길 수 있는 지지율이 돼야 단일화 협상이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현재는 김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짚었다.

    이준석 후보 측은 지지율 10%선을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유세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 대부분을 토론 준비에 힘 쏟는 등 후보자 TV토론을 최대 승부처로 꼽았다.

    한편, 차기 대선 다자 대결 구도에서 이재명 후보가 50% 넘는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이날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를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 오차 ±2.5% 포인트)한 결과 이재명 후보가 50.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문수 후보는 35.6%, 이준석 후보는 8.7%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이재명 후보는 1.9%포인트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는 4.5%포인트, 이준석 후보는 2.4%포인트씩 상승했다.

    가상 양자 대결 시 이재명 후보가 54.3%, 김문수 후보는 40.4%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맞붙을 경우 각각 51.4%, 30.0%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8.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