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J대한통운, 한진 연달아 도입택배업계 "생존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노조 "택배기사 건강권, 휴식권 보장해야"과거 본사 점거농성 등 극한대립은 공멸
  • ▲ 택배업계가 올해 들어 주 7일 배송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쿠팡이 쏘아올린 로켓배송으로 인해 택배업계의 주 7일 배송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하는 반면, 택배노조는 택배기사들의 건강권, 휴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주 7일 배송 트렌드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상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택배업계의 주 7일 배송이 본격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 5일부터 도입했으며, ㈜한진은 지난달 27일부터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 IPO에 주력하고 있어 도입 시점이 늦춰지고 있지만 결국 주 7일 배송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업체들은 현재 상황을 보면 주 7일 배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면서,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업체들은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게다가 고객들은 주문을 하면 당일 또는 익일 새벽에 물품이 도착하는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다. 한 번 편리했던 경험을 잊을 수 없으니 계속 빠른 배송을 찾게 되고,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일각에서는 주 7일 배송 사안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고객들이 주말 배송, 빠른 배송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하고 있다. 

    택배노조 측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기 때문에 “주 7일 배송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사 합의 등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택배기사들이 무한 경쟁 체제에 내몰리게 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양측 모두 상생의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뉴데일리DB

    택배기사들의 건강권, 휴식권이 침해되거나 최악의 경우 과로사 문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택배현장에서는 주 7일 배송 도입 이후 이런저런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한진의 경우 노조에서 졸속 도입이라면서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전략사를 대상으로 배송 거부를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양측 모두 극한의 대립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일단 업체들과 택배노조 모두 주 7일 배송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국내에서도 소비 위축으로 인한 택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택배업체들은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초기 투자와 안정화를 위한 비용으로 인해 당분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이 생존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택배기사들도 일할 기회가 줄어들거나 일할 터전이 없어질 수 있다. 특히 과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등 극단적인 대립을 선택한다면 그 끝은 공멸일 수밖에 없다.

    주 7일 배송이 피할 수 없는 대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 시스템이 정착되고 현장에서 진통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택배업체들은 ‘인력 갈아넣기’ 등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신뢰감을 줘야 한다. 택배노조 또한 업계의 상황을 감안해 과도한 요구는 자제해야 한다. 양측 모두 상생의 묘수를 찾는 게 절실하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