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이정현·인요한 등 선대위 동행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5월 정신, 공격 수단 되지 말아야"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17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광주=서성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고(故) 박관현 열사 묘역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 후보는 "박 열사가 숨진 뒤 그 방에서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며 "너무나 아픈 추억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호남 지역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참배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정현·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인요한 호남특별위원장등 당 지도부가 함께했다.

    김 후보는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고 헌화·분향한 뒤 5·18 시민군 대변인 고(故) 윤상원 열사,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 열사, 무명 열사 묘역 등을 차례로 참배했다. 

    특히 김 후보는 박 열사의 묘비를 어루만지며 "박 열사는 교도소에서 계속 단식하다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열사가 숨진 뒤 제가 그 방에 들어가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열사 누님이 살아계시고 매년 이곳을 찾는다. 너무나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며 울먹였다.

    김 후보와 박 열사는 시대는 달랐지만 광주교도소 같은 독방에 수감된 인연이 있다. 박 열사는 1982년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체포돼 광주교도소에 수감됐으며 50일간 단식 투쟁 끝에 숨졌다. 김 후보는 1986년 직선제 개헌 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1988년 박 열사가 머물렀던 방에서 10개월간 수감 생활을 한 뒤 출소한 바 있다.

    김 후보는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옛 광주교도소 터도 찾았다. 그는 "목포에서 이감돼 이곳에 왔을 때 교도관이 '여기가 박관현이 죽어 나간 방이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라'고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매년 박 열사 묘소를 찾고 있다"고 말하며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5월의 아픈 역사 위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세워졌다"며 "5월 정신이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후보의 방문을 앞두고 일부 5·18 관련 단체들은 묘역 입구 '민주의 문'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주=박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