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 대선 승리·자유민주주의 수호 최선"김문수, 지지율 반등 중대 계기 마련 전망당내 '단일대오' 형성 움직임 본격화 예상한동훈 등도 내주부터 본격 현장 유세전 참여각종 여론조사 양대 후보 격차 한두 자릿수18일 TV토론 선전 땐 대선 판도 급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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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인 16일 오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서성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면서 21대 대선의 막판 판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었고 그만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현재 20% 후반에서 30% 후반대에서 정체된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특히 18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 1차 TV토론을 하루 앞두고 탈당 선언이 나온 만큼 김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로부터의 "계엄 선포" 관련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주요 인사들이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유세 활동 본격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만큼 이번 탈당을 계기로 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반(反)이재명' 구도를 강화해 선거전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문수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선거 지원을 천명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현장에서 국민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중앙선대위에 합류하기 보다는 지금처럼 개별적으로 시민들과 만나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 지원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을 나와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이동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서성진 기자
◆尹 "대한민국 자유와 주권 수호 위해 백의종군"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주저했던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탄핵 직후에도 꾸준히 40%대 중후반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한 자신이 탈당할 경우 오히려 지지층 이탈이 일어나 김 후보에게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였다.
둘째는 향후 정권 교체 시 사법적 공세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정치적 방패가 사라질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었다. 국민의힘, 특히 친윤 의원들이 자신의 사법 조치를 막아주는 보호막 없이 자칫 윤 대통령 홀로 벌판에서 이재명의 공세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런 모든 계산을 뒤로 하고 선거 승리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았다.
윤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제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제가 대선 승리를 김문수 후보 본인 못지않게 열망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없이는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도 국민 행복도 안보도 없다.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절박하게 호소했다.
◆尹 탈당, 선거전 막판 중대 변곡점 될까
현재 대선 판도는 여론조사 기관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 등이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격차가 여전히 두 자릿수에 달했다.
심지어 보수 진영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조차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30%대까지 오르고, 부산·경남(PK)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열세를 보이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대로라면 김문수 후보는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보수층에 팽배한 상황이다.
반면 ARS 방식으로 진행된 최근 두 개의 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면서 보수 진영이 희망을 갖게 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여론조사 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45.8%, 김문수 후보가 3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9.2%, 황교안 무소속 후보 1.1%를 기록했으며, '없다' 2.5%, '잘 모르겠다'는 1.3%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광주·전남북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64.4%)을 기록했고, 인천·경기(49.0%), 대전·세종·충남북(48.7%)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김문수 후보는 대구·경북(52.8%)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서울에서 41.1%를 기록하며 이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이재명 후보(43.6%)와 김문수 후보(42.9%)가 치열한 접전을 보였다.
강원·제주에서도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재명 43.5%, 김문수 39.7%). 연령별로는 이재명 후보가 40대(61.0%), 50대(54.5%)에서 과반을, 김문수 후보는 70대 이상(59.1%)과 60대(47.4%)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96.2%가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 지지층의 86.7%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뉴스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3~14일 2일간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 지지율 47.4%, 김문수 후보 39.2%, 이준석 후보 7.1%를 기록했다.
아시아투데이가 KOPRA에 의뢰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47%, 김문수 후보가 39%, 이준석 후보가 8%로 조사됐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공정의 조사는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0%,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는 무선 99.9% RDD 방식 ARS와 유선 0.1% ARS로 됐으며, 응답률은 무선 2.1%, 유선 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KOPRA 여론조사는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 응답률은 7.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TV 토론 결과에 따라 막판 대 혼전 가능성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김문수 후보가 18일 TV토론에서 선전할 경우 이번 선거전은 대혼전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한동훈 전 대표도 내주부터 선거 유세전에 동참한다면 그간 당내 잡음도 상당 부분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TK 지역 등 전통 보수층이 다시 결집할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내주 나올 지지율은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대선전은 이제 시작된 셈이다.

남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