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토론회 계기로 김문수 지지율 반등 노려"사법부 발 아래 두려는 민주당 독재 지적해야"민주당 "소모적인 논쟁보다 비전 강조할 것"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도 대선 막판 중대 변곡점"야권 후보들의 '계엄 공세' 막는데 도움될 것"한동훈 전 대표도 다음 주부터 본격 선거 지원 활동
-
-
- ▲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연합뉴스
오는 18일 제21대 대선후보 초청 첫 TV 토론회가 열린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 지지율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18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상암 SBS 스튜디오에서 대선후보 토론회가 진행된다. 이 후보와 김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참여한다.
토론 주제는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이다. 이후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공약 검증 토론이 이어진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같은 경기도지사 출신인 점을 강조해 자신의 업적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방송토론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최수진 의원은 "김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GTX 사업, 평택 삼성 유치, 판교테크노밸리 건설 등의 업적과 이재명 후보가 재임 때 깽판 친 것을 비교할 것"이라며 "특히 포퓰리즘, 정부가 개입해 경제를 다 해결하겠다는 발상에 대한 위험성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회를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으로 여기고 있다. 김 후보가 최근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후보와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쐐기를 박을 기회로 본 것이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3~14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7명의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 45.8%, 김문수 후보 38.8%를 기록해 두 후보의 격차는 7.0%포인트로 나타났다. '없음'은 2.5%, '잘 모름'은 1.3%다.
특히 김 후보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 독재, 시진핑 독재, 히틀러 독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만큼 이번 토론회에서도 이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이번 토론회는 이재명 당선 시 벌어질 독재에 대한 공포를 알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똑같이 경기도지사를 지냈으나 지역 개발 사업의 성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 후보는 광교와 판교신도시를 개발했음에도 비리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던 반면,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을 진행하면서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고, 주변인들은 유명을 달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입법, 행정은 물론 사법부마저 통제하려는 듯 다양한 사법부 옥죄기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국회 통과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어 '삼권귀일' 폐해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입법으로 사법부를 완전히 발 아래 두려는 독재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국민이 여기에 분노를 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김 후보가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는 행태를 TV 토론회에서 지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공세에 민주당은 정책과 공약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승래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번 토론을 통해 소모적인 논쟁보다 대한민국을 정상화할 수 있는 안정적 국정 운영과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며 "경제 분야 토론회인 만큼 경제 강국의 길, 성장과 회복 등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준비 부단장을 맡은 이정헌 의원은 "국민의힘의 공격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팩트도 없는 내용을 가지고 마타도어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고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 측은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 둘 다 견제하는 포지션을 잡았다. 임승호 개혁신당 대변인은 "비중으로 따지면 이재명 후보가 7, 김문수 후보가 3"이라며 "김 후보는 총론으로 보면 자유와 감세 측면에서 비슷하나 각론에서 차별화를 둘 것이다. 말로만 '중도 보수'를 외치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양곡관리법이나 햇빛연금 등 진보 정책을 비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후보 TV 토론회를 앞두고 "대중의 기억에 남는 것은 결국 '이미지'"라며 "이재명은 너무 공격적이지 않고 몸조심할 것이다. 이준석은 젊음을 과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김문수는 이재명의 대장동 비리 의혹이나 사법리스크를 공격할 것이다. 권영국은 노동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하며 경사노위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문수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0%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尹 탈당, 선거전 막판 중대 변곡점 될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토론회를 하루 앞둔 17일 전격적으로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한 것도 21대 대선의 막판 판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었고 그만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현재 20% 후반에서 30% 후반대에서 정체된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특히 18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 1차 TV토론을 하루 앞두고 탈당 선언이 나온 만큼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나 이준석 후보로부터의 "계엄 선포" 관련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내 주요 인사들이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유세 활동 본격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만큼 이번 탈당을 계기로 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반(反)이재명' 구도를 강화해 선거전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문수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선거 지원을 천명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현장에서 국민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중앙선대위에 합류하기 보다는 지금처럼 개별적으로 시민들과 만나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 지원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김문수 후보가 18일 TV토론에서 선전할 경우 이번 선거전은 대혼전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TK 지역 등 정통 우파들의 대결집과 당내 주요 인사들의 적극적인 선거 지원이 이뤄질 경우 대선 후보 지지율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