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洪 총리설에 "영입부터 적극 시도해야"李도 긍정적 … "엄청난 자괴감 가지신 듯"약점 통합 리더십 보완+정적 제거에 맞춤형 평가"대권욕 버렸다면 옮기는 것 개의치 않을 수도"일각선 '명태균 수사' 방어 목적 아니냐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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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대표 시절인 2023년 5월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당시 대구시장이던 홍준표 전 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홍준표 총리설'로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힘에 실망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영입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선거가 한창인 시점에서 우선 영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15일 화개장터 라이브 방송에서 "(홍 전 시장의) 마음을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 아마 엄청난 자괴감을 갖게 된 것 같다"며 "정치라는 게 좌우 날개로 나는 새와 같은 건데 오른쪽 날개가 사실 날개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 등 우파 진영 인사 영입 계획에 대해선 "(국민의힘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들로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아마 모욕적인 상황이 된 것 같다"면서 "민주당으로서는 통합 차원에서 또 화합의 차원, 국력을 모아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할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서 많은 분이 함께하길 기대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은 홍 전 시장의 푸념과 맞닿아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를 따라 꼬마민주당에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와이는 놀러 온 게 아니고 대선을 피해 잠시 망명 온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면 돌아가겠다.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꼬마민주당은 1995년 비동교동계 의원들이 모여 만들었던 정당이다. 당시 갓 검사복을 벗은 홍 전 시장을 영입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전 시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과거를 후회하는 듯한 발언을 보이자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로 홍 전 시장이 낙점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홍 전 시장을 지지하던 일부 인사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고, 그의 경제 교사로 불리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도 이 후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에게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가진 홍 전 시장이 이 후보 당선 시 당면 과제인 이른바 '내란 청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 입장에서도 홍 전 시장을 흡수하며 국민 통합과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우파 진영 인사들을 숙청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의 가장 약한 고리인 통합 리더십이라는 것을 잘 아는 이 후보 입장에서도 홍 전 시장이 초대 총리로 역할을 해주면 일석이조"라며 "쓰임을 다한 홍 전 시장이 토사구팽 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다음 도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우파 진영을 청소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월좌(越左)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시장이 이 후보를 도우며 '명태균 의혹'을 방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홍 전 시장 측이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홍 전 시장은 이런 의혹을 부인해왔으나 수사가 진행되면 결국 칼끝이 홍 전 시장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은 차기 내각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칫 차기 내각을 미리 구상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오만하게 비칠 염려가 있기에 우선 홍 전 시장을 영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먼저 선거전에서 영입을 하고 승리를 한 그다음 논공행상을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느냐"면서 "홍 전 시장이 와주신다면 선거 승리 보증수표가 아니겠느냐. 적극적인 영입 시도가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