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리서치 李·金 11.3%p 격차 좁혀진데 이어 KOPRA 조사서는 한 자릿수로 격차 좁혀져아직 다수 조사에서는 두 자릿수 중반 격차흐름 변화 빨라지면 일주일내 '접전' 가능성 김용태 발탁·계엄 사과 등 확장성 승부수배종찬 "경기도·개헌 공략 시 40% 돌파"격차 좁히려면 대중 공감할 혁신적 아젠다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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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데일리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압도적 우세로 진행되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구도가 투표일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금씩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3일 나온 조사에서 격차가 11%포인트 초반까지 좁혀진 결과가 나온 데 이어 14일에는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물론 아직 한국갤럽의 전화 접 조사 등 상당수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크게 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른바 '1강 1중 1약' 구도가 완벽하게 깨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 변화를 고려하면 예상 외로 빠르게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관건은 바로 '마의 10%벽'을 완벽하게 깨는 것, 즉 한 자릿수로 얼마나 빨리 좁힐 수 있느냐는 것이다.
희망적 관측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지지율 격차가 본격적으로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실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1.3%포인트로, 직전 조사 대비 4.9%포인트 줄어들며 처음으로 10%포인트 초반의 접전권 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제 단일화'로 분산됐던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 등이 결집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로 뒤이어 나온 조사 결과는 김 후보측 에 한껏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한 조사를 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47%로 선두였고, 김문수 후보(39%)가 바짝 뒤쫓았다. 김 후보는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직전 조사(9일 실시) 보다 19%포인트 치솟았다. 한덕수 전 총리가 당시 조사에서 기록한 18%의 지지율을 사실상 흡수한 것이다.
물론 이런 흐름이 굳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14일 발표한 것을 보면, 이재명 후보가 51%로 김문수 후보(31%)를 큰 격차로 앞질렀다.
결국 이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추세가 완벽하게 반전됐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보수층 결집과 '반이재명' 정서가 발동하면서 조금씩 보혁 대결 구도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은 엿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해 민주당은 김 후보의 이념적 색채를 부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지율 확대가 중도층으로 옮겨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최근 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는 국민을 섬기는데 김문수 후보는 전광훈과 윤석열을 섬긴다"고 언급하며 '극우 프레임'을 노골적으로 덧씌웠다.
하지만 중도 보수층 흡수를 위한 김 후보의 작업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대선 후보 등록일인 13일, 김 후보는 35세 초선 의원이자 2023년 이준석 전 대표 측근들과 함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린 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도 참여하며 '젊은 보수우파'로 국회 중요 국면마다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세대 교체와 중도 확장의 상징"이라며 "김 후보가 가진 보수 정체성과 조화를 이루는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계엄'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최근 사과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는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계엄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이어 대구 서문시장 유세 후에는 "탄핵 관련 입장과 사과 형식은 김용태 내정자와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자진 탈당이 현실화하면 김 후보로서는 큰 산을 하나 더 넘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선거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김 후보의 지지율이 '마의 10% 격차'를 돌파할 열쇠는 빅텐트 전략보다 전략적인 핀셋 공략에 있다고 진단했다.
배 소장은 "이번 대선은 '경경대전(京競大戰)'이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 경기도를 기반으로 했던 만큼 경기도에서의 승부가 전체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며 "김 후보가 경기지사 재임 시절 GTX, 테크노밸리 유치 등 실적을 전면에 부각하고 경기도 민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50만 표가 추가로 붙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개헌을 위한 임기 단축 의지를 밝히고 희생 리더십을 부각한다면 또 다른 50만 표가 따라올 수 있다"며 "여기에 자영업자와 블루칼라, 즉 시장과 현장을 뛰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제시할 경우 최대 200만 표까지 확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히며 지지율 40% 돌파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배 소장은 특히 "김문수 후보가 40%를 넘어서게 되면 이준석 후보와의 빅텐트도 가능해져 보수 결집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 시점에서 김 후보가 유승민, 한덕수, 한동훈 등 중도 이미지의 인사들과 손을 잡는다면 극우 프레임도 희석되고 TK(대구·경북) 민심도 재결집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김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에 한덕수 캠프 출신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를 임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결국 김 후보가 20일 전까지 지지율 40%선을 넘어서는 데 성공하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컨벤션 효과 이후에도 김 후보 지지율이 30% 중후반에서 정체된다면 이재명 후보의 '40% 중반 박스권'을 흔들기 쉽지 않다"며 "20일 전까지 이 후보와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일부에서 나오는 10%포인트 내외의 격차는 김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반 성적일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김 후보 측이 차근차근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후보 측은 오늘도 사법부를 압박하며 판사 처벌 만을 거론하고 있어 빠르면 일주일 안에 양 후보 지지율이 접전 구도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한길리서치 조사는 글로벌이코노믹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 ARS 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여론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7.8%이며 2025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