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CPI, 2.8%…2021년 3월 이후 최저'트럼프 관세' 따른 물가 상승, 안 나타나선제 비축에 관세 여파 지연 분석…연준, 속단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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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의 한 마트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 181011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2.3% 상승했다고 13(현지시각) 밝혔다.
3월(2.4%)보다 상승폭이 둔화한 데다 2021년 2월 1.7% 이후 5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도 밑돌았다. 전월보다는 0.2% 상승해 전망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대비 2.8%, 전월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근원 CPI 역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근원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전망에 부합했으나, 전월대비 상승은 전망(0.3%)을 하회했다.
앞서 3월 CPI는 전월 대비 -0.1%로,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당시 연 인플레 2.4%는 2021년 2월 이래 최저치였다.
4월 CPI에서 주거비는 0.3% 올랐으며 에너지부문에서 천연가스와 전기 가격 상승으로 0.7% 올랐다. 식품은 0.1% 내렸다.
이번 지표는 그간 연준이 경계하던 '트럼프발 물가 상승' 우려가 다소 과도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키울 수 있다.
다만 금리 인하를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번 CP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모든 교역국에 기본 관세 10%를 발효한 이후 처음으로 반영된 지표지만, 그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에 수입품을 선제적으로 비축한 영향으로, 소비자 가격에 관세 부담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여름 이후 재고 소진과 관세 협상 지연이 맞물릴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7월까지 예정된 교역국들과의 관세 협상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2차 물가 충격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관세가 소비 위축을 불러와 경기 둔화를 가속화한다면, 물가 상승률 자체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결국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과 잠재된 물가 상승 리스크 사이에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히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고율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한 향후 물가 불확실성도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