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망언 공세'에 국힘 "내로남불·자승자박" 민주 신속대응단, '金 망언집'으로 말꼬리 잡기국힘 "'망언' 운운 전, 집안 단속부터 먼저하라""형수 욕설에 전과까지‥남 비난할 자격 있나?""망언 아닌 '맞는 말', 오히려 김문수 소신 방증"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좌)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서성진 기자.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양당 간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공방의 소재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양 후보의 발언. 먼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치기가 무섭게 더불어민주당에서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발췌한 '김문수 망언집'을 발표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막말 사례를 들춰내며 "남을 비난하기 전에, 제 집안 단속부터 먼저하라"고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사적 발언'은 실제 성격의 가늠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은 지난 11일 42쪽 분량의 '진짜 망언집-김문수 편'을 소개하면서 "약자 조롱이나 역사 왜곡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권 후보는 물론 정치인의 자격마저 의심케 하는 극단적이고 위험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김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일제강점기, 한국 국적은 일본"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인물" "윤석열 대통령은 기소도 안 됐는데 완전히 죄인 취급하는데 해도 너무하다" "애를 낳아서 키울 줄 알아야지, 개를 안고 다니는 게 어떻게 행복일 수 있느냐" 등, 15년 전 강연부터 최근 라디오 인터뷰까지 다양한 곳에서 불거진 김 후보의 발언들을 '망언'으로 폄훼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발언 대부분이 청중의 특성과 분위기에 맞춰 나온 '공개 발언'이라 경위나 취지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반면, '형수 욕설' 등으로 대변되는 이 후보의 '막말'은 가까운 가족에게 내뱉은 '사적 발언'이라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좀 더 실제 성격과 가까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가족에게 '19금(禁) 욕설'을 퍼부은 치부를 안고 있는 이 후보 측이 김 후보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 자체가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따가운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5개 전과'는 사실상 '종합범죄세트'"


    지난 11일 국민의힘은 "국민은 더 이상 내로남불 정치에 속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망언집'을 내밀기 전에, '이재명의 막말과 살인범 변호 전력'부터 돌아보라"고 민주당의 '막말 공세'를 직격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이 '망언 프레임'을 씌워 김문수 후보를 향한 정치공세에 나섰다"며 "'여성 비하' '역사 왜곡'을 외치며 '망언집'까지 만들어 공격하지만, 정작 국민이 묻고 싶은 질문은 하나다. 그 입으로 이재명의 과거와 막말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5개 전과'는 사실상 '종합범죄세트'와도 같고, 형수에게 퍼부은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은 듣는 이들조차 부끄럽게 한다"고 질타한 조 대변인은 "'대장동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궤변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검찰 쿠데타' 운운하며 겁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고 되짚었다.

    조 대변인은 "막말과 선동, 끊임없는 책임 회피, 이 모든 것이 이재명 정치의 민낯"이라며 "문제는 말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조카의 교제 살인 사건을 변호한 데 이어, 다른 교제 살인 사건에서도 살인범 감형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런데 2018년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당시엔 '국민들은 정신질환에 의한 감형에 분노한다'는 정반대의 말을 남겼다"고 꼬집은 조 대변인은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다. 변호사 땐 심신미약을 들이밀고, 정치인이 되니 그 감형을 비판한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이재명의 진정성과 도덕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고 일갈했다.

    ◆"'망언' 운운하기 전에, '욕설' 녹음부터 들어봐라"


    김문수 대선 후보 캠프의 김혜지 상근부대변인도 "민주당은 '망언' 운운하기 전에, 이재명 후보의 욕설 녹음부터 들어보라"며 세간에 널리 알려진 '형수 욕설' 발언을 거론했다.

    민주당이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모아 '망언집'을 공개한 것을 두고 "참으로 뻔뻔하고도 유치한 '정치쇼'"라고 비난한 김 부대변인은 "망언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전에,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형수를 향해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을 퍼부었던 육성을 다시 들어보시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김 부대변인은 "누가 들어도 폭력적인 본인 발언에는 침묵하면서, 남의 말을 왜곡해 정치 공세에 활용하는 민주당의 이중잣대는 혐오스럽기까지 하다"면서 "형사 피고인 대선 후보가 그 혐의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도대체 누구에게 도덕과 품격을 논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언행은 하나하나가 망언의 연속"이라며 "국민들에게 '악마', 이재민에겐 '씨X', 자당 당원에겐 '수박' 같은 혐오와 분열의 언어들을 지금도 쏟아내고 있다"고 분개한 김 부대변인은 "망언을 넘어 혐오 정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대선 후보를 두고 민주당이 무슨 자격으로 남을 비난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김문수 후보를 공격하고 싶다면, 그보다 백배는 더 수치스러운 이재명 후보의 육성부터 정면으로 마주하라"며 "'형수 욕설'을 외면하면서 망언을 논할 자격은 없다"고 단언했다.

    ◆"중대재해법, 예방보다 처벌 위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대책본부 국민사이렌센터(센터장 이상휘)는 12일 민주당이 공개한 '김문수 망언집' 가운데 일부 발언을 소개하며 "이게 왜 망언인지 설명 좀…, 맞는 말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 신속대응단은 지난달 18일 국민의힘 경선 당시 김 후보가 "잘나가는 기업은 감옥에 갈 위험이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등 기업 하기 힘든 법을 바꿔줘야 한다"고 말한 것을 망언 중 하나로 올렸다.

    하지만 김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 자체를 비판한 것이 아니었다. "취지는 좋으나 현행 노동법이 예방보다는 처벌 위주로 치우쳐 있다"며,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개선책'을 제시했을 뿐이었다.

    김 후보는 지난달 1일 K-FINCO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주최한 '건설경영CEO 과정'의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지원방안' 특별강연에서 "사장이나 회장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조건 책임을 지워서 중대재해 발생 시 구속한다는 것은 좀 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어떻게 하면 중대재해 사망 사건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도입했다"면서도 "법 취지는 좋지만 너무 처벌 위주"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단속 위주로 (법 적용을)하기보다 합법적으로 (기업 운영을) 하도록 지원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안전 부문에서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학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각종 센서, CCTV 등을 더 많이 활용해 객관적·과학적이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 시행 시, 파업의 일상화 우려"


    '노란봉투법(노조법 2조, 3조 개정안)'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과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 강화가 핵심이다. 기업들은 파업을 통해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배상 청구를 막게 되면 노조가 수시로 파업을 결행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가 모든 의제를 이유로 쟁의 행위에 돌입해 '파업의 일상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사관계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본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노동조합 사이 분쟁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기업인 원청업체가 상시적으로 하청업체 노조의 교섭 요구에 시달리고, 공공기관 노조가 임금 인상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두 번이나 노란봉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후보의 발언 역시 이 같은 취지에서 노란봉투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라는 게 국민사이렌센터의 주장이다.

    ◆"김정은도 대법원장 탄핵 안 해"


    민주당 선대위 신속대응단은 김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히틀러보다 더 하고 김정은도 이런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며 "김정은이 대법원장을 탄핵했다는 얘기를 들어봤나. 시진핑이 이런 일이 있었나. 스탈린도 이런 일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개탄한 것도 '망언 리스트'에 올렸다.

    하지만 이 발언은 당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카드를 만지작 거리던 민주당을 비판하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다수당이 의회를 장악해 31차례 '줄탄핵'을 하고 대법원장까지 탄핵하는 경우는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와 관련, 국민사이렌센터 측은 "'줄탄핵'과 '예산 삭감' 등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킨 거대 야당의 행태가 정상적이라고 보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김 후보는 '민주적이고 위대한 나라를 히틀러, 김정은, 스탈린, 시진핑의 나라보다 못한 나라로 끌고 가려는 거대 야당의 횡포에 맞서겠다'는 소신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망언'이 아니라 '맞는 말'이라고 해야 맞다"고 강조했다.
조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