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보도감시단, 5월 10일 지상파·종편보도 논평거칠고 자극적 표현으로 '김문수 후보 복귀' 전해MBC 라디오 출연자,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조롱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가 당원 투표를 거쳐 다시 후보로 확정되는 초유의 '후보 교체 사태'가 벌어진 지난 주말, 지상파 3사(KBS·MBC·SBS) 중 유독 MBC 리포트 제목에서만 국민의힘에 대한 '악감정'이 드러났다며 MBC 뉴스가 거칠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김 후보의 복귀를 폄훼하는 '선동적·편파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보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지상파 및 종편 보도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21대 대선보도감시단(공정언론국민연대·공정미디어연대·미디어미래비전포럼·미디어연대·바른언론시민행동·자유언론국민연합·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12일 발표한 대선보도 논평에서 "지난 10~11일 MBC는 '기습 의결' '한덕수 날아가자' '그 입 다물라' '김문수 한계' 등 민주당의 입맛에 맞을 것 같은 거칠고 수준 낮은 단어들을 사용해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다시 확정된 사실을 보도했다"며 "국민의힘 후보 교체에 대한 비판에 멈추지 않고 노골적인 '선거 개입'으로 나아간 보도였다"고 혹평했다.

    대선보도감시단은 "MBC는 사태의 진행을 차분히 알려주기보다는 '쌍권 지도부' 운운하며 국민의힘 비난하기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며 "이번 사태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이 건전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 점과, 한덕수 후보가 승복의 메시지를 낸 것 등 나름 평가할 수 있는 측면에 대해서는 타 방송사와는 달리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선보도감시단은 "후보 변경 시도는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한 잘못된 시도였으므로 이에 대한 보도는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MBC '뉴스데스크'는 건강한 비판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부당한 선거 개입 수준으로까지 한 발 더 나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뉴스데스크 앵커는 사안에 대한 비판에 멈춘 것이 아니라, 이를 빌미로 대통령 선거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보도감시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뉴스데스크 앵커는 "국민의힘이 후보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두고 심야에 전격적으로 공식 대선 후보 교체에 들어가면서, 절차의 민주성과 공정성 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보여준 국민의힘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계엄 해제 투표에 집단으로 불참하고, 계엄을 일으킨 대통령의 탄핵을 끝까지 반대하고, 파면에도 진심 어린 반성이나 사과 없이, 단일화로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나선 과정의 끝이 바로 오늘 후보 교체 사태"라며 계엄 해제와 대통령 탄핵, 후보 교체 과정에서의 국민의힘의 모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누가 진짜 후보인지는 법원이 가리겠지만, 누가 진짜 심판을 받아야 할지는 20여 일 뒤 국민이 가릴 것"이라며 멘트를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대선보도감시단은 "대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민감한 시기에, 공정하고 중립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 앵커가, 대선에 참가한 유력한 정당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심판 대상이라고 지목하며 시청자들을 선동한 것"이라며 "이러한 국민 선동 행위에 대해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보도감시단은 당일 오전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선출 및 단일화 과정을 부정적으로 매도하는 발언이 가감 없이 방송됐다고 지적했다.

    대선보도감시단에 따르면 '정치인싸'에 출연한 한 패널은 국민의힘의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해 "어떻게든 지도부가 한덕수 찬성 과반 이상으로 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있다"며 "예를 들어서 '부정적이다'라는 분은 한 번만 울리고 끊어버린다든지(웃음), 그걸 알고리즘 하나 넣어놔서"라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을 되짚은 대선보도감시단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조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음모론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과도한 불신을 조장했다"며 결과적으로 MBC 라디오가 노골적인 편파방송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당일 새벽의 국민의힘 후보교체 사태를 내용에 담아내지 못한 것으로 보아 '녹음 방송'으로 판단된다"고 추정한 대선보도감시단은 "녹음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발언에 대한 편집도 없었고, 패널 발언 당시 진행자의 제지도 없었다"며 "라디오 제작진이 노골적인 불공정을 방치했을 뿐 아니라 함께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