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스티프닝 트위스트' 발생연준 통화정책 효과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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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 시민이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출처=APⓒ뉴시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정책이 국채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약 4.37%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가격은 떨어진다.
반면, 같은 기간 단기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단기 국채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수요가 몰리자 단기 채권 가격이 오르고 이에 따라 금리 하락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장기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통화 정책에 따라 움직인다. 시장은 연준의 정책 향방을 예상해 장기 국채 금리에 반영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장단기 금리가 따로 움직이는 이례적 상황을 '스티프닝 트위스트(steepening twist)'라고 한다. 스티프닝 트위스트가 발생하면,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장기 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장기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등 경제 전반의 이자 비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처럼 연준의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되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WSJ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주된 이유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향후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통상 정책에 따라 이런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만기가 더 긴 국채 장기물을 보유할 때 따르는 위험에 더 높은 수익률이 요구돼 금리 상승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도 국채 발행 전략을 논의할 때,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 정부가 장기 국채를 충분히 발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으나, 현재는 발행 규모 조정 계획이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