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선대위원장 고사 … 당내선 "尹 절연해라"김용태 인선 두고 이준석 단일화 포석 해석"미묘한 균형 조정이 우파 승리의 관건"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중앙선대위 위원장들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기념사진을 찍으며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후보 교체' 끝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치고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윤석열 전 대통령·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세 갈래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우파 진영 승리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이른바 '삼각 퍼즐' 해법 찾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김 후보가 제안한 선거대책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을 찾아온 한 전 총리를 만나 "한 전 총리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제가 부족하다. 사부로 모시겠다"며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한 전 총리는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에선 한 전 총리가 중도층 외연 확장과 당내 갈등 수습에 중요한 인물로 평가돼 그의 거취가 단일화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선대위원장직 수락이 무산되며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선대위 참여는 고사했더라도 개헌 논의 등 정치적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도 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김 후보가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은 격렬한 논쟁과 진통이 있었지만 여전히 건강함을 보여줬다"며 김 후보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한동훈 전 대표는 "절연이 필요하다. 계속 당에 관여하려 든다면 출당 조치도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도 "당 입장에서는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강성 우파의 지지를 받아온 김 후보가 '윤심'과 어떠한 관계 설정을 할지가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한 것을 두고는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2023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전 대표 측 인사들과 함께 당권에 도전했으며 당내에선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리며 친이준석계로 분류됐다. 이번 기용이 이 후보 측과의 연결 고리를 의식한 포석이라는 관측 속에서 이 후보와의 관계 설정도 김 후보의 또 다른 숙제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의 단일화 전략은 단순한 세력 통합을 넘어 각 진영과의 미묘한 균형 조정이 요구되는 고차 방정식"이라며 "한·윤·이 세 인물과의 해법이 우파 승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뿐 아니라 선대위가 나서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도 우파 포섭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득표를 극대화할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