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야밤 정치 쿠데다, 반드시 책임 물을 것" "모든 후보와 대선 승리 이끌 것" 용광로 캠프 가속 당 내홍 과정, 홍준표 한동훈 등과 화학적 결합 공간 더 커져 범 우파 진영 더하면 이재명과 격차 크지 않아, "역전의 길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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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당원 투표 부결에 따라 대선 후보 자격을 되찾았다. 김 후보 스스로 "야밤의 정치 쿠데타'로 규정했듯, 만 하루 동안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당원들 스스로 흐트러진 것을 투표의 힘으로 정상화시켰고, 김 후보는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제 국민의힘에 남은 시간은 20여 일 밖에 없다. 만신창이가 된 당을 수습하고, '반이재명'의 힘으로 대선에 승리하려면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다. 김문수 후보는 전 당원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 "법적 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했다. 책임 규명과 동시에 최대한 신속하게 '용광로 캠프'를 설치하고, 대선 승리의 길에 나가야 한다. 목표는 하나, '이재명 독재시대'를 막는 것이다.
◆당원들이 이뤄낸 '정상화의 길'
국민의힘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로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찬반을 묻는 투표를 ARS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대선 후보 교체 안건이 부결됐으며, 김문수 대선 후보의 당 대선 후보 지위가 회복됐다. 간발의 차이로 부결됐지만, 보수 정당의 중심을 당원들이 다시 세운 것이다.
한덕수 후보측은 이날 결과 후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 캠프 측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후보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그동안 주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에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문수 "당 정상화 최대한 신속하게"
김 후보는 이날 결과 후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어젯밤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로 후보를 정하고 절 축출하려고 했다"며 "이재명이라는 괴물과 싸워야 할 우리 당이 어젯밤 괴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에게는 반드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당의 정상화'를 1차 작업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사퇴를 공언했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권 위원장은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권 위원장의 사의로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맡는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한덕수 후보는 후보 등록을 상실해 평당원 신분이 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원 투표 부결과 비대위원장 사의 표명으로 인한 향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해 "어젯밤 의결했던 부분 모두 무효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당장 (김문수 후보는) 후보 등록을 해야 하고 다음 주부터는 선거 운동을 해야 한다"며 "사무총장 같은 경우 아마 후보가 등록하면 즉각 새로운 사무총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젠 '대선 승리' '반이재명'만 생각할 때 ... "지지율, 역전 가능하다"
비 온 뒤 굳어진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이번 사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일화 과정에서 훼손된 신의 문제를 당원들이 오히려 더욱 강화시켜줬다.
그만큼 '용광로 캠프'로 반등할 힘이 더욱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대통령선거 후보 자격을 획득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후보님, 홍준표 후보님, 안철수 후보님, 나경원 후보님, 양향자 후보님 모두 감사드린다. 후보님들과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특히 "한덕수 후보님께서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역전할 수 있을 공간이 남아 있다.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와의 가상 3자 대결을 할 경우, 범우파 진영의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와 한 자릿수 이내에 불과하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내홍이 일어나는 사이에 5% 이상으로 올라왔지만,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로 정상화할 경우 순식간에 쪼그라들 것이고, 이 지지율은 다시 김 후보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앞으로 열흘 안에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격차를 5~10% 정도로 좁힐 수만 있다면 구도는 보혁대결로 바뀌어야 해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