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랑재에서 1시간 생중계 담판 '빈손'"빨리 결론 내자" vs "당 후보에 청구서 내미나"단일화 시기 끝내 이견 … 韓 "오늘은 이쯤에서"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의 한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두 번째 회동에 나섰지만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이견만 재확인한 채 합의 없이 회동을 끝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앞에서 양측은 '정권 교체'라는 대의에는 공감했으나 단일화 시점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 후보는 다음 주 단일화를 제안하며 입당 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한 후보의 요구는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오는 11일 대선 후보 공식 등록 전에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섰다.

    두 사람은 회담 전 야외 테이블에서 악수하고 엄지를 들어 보이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내 단일화 시기와 절차를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날 회동은 오후 4시 30분부터 언론에 공개된 상태로 진행됐다.

    한 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당이 정하는 어떤 방식이든 모두 따르겠다. 단일화를 늦추자는 건 결국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께서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18일 동안 22번이나 저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언급했다"며 "그 발언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태로 간다면 속된 말로 둘 다 끝장"이라며 "오늘이나 내일 중 결론을 내야 한다"고 단일화 시한을 못 박았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즉각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로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국정 공백과 외교 대응 책임을 들었다.

    이에 김 후보는 "나는 단일화를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다. 단일화의 첫 번째 대상은 한 후보"라며 "당내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된 나에게 뒤늦게 나타나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청구서를 내미는 것처럼 보인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후보로 등록할 의사조차 없는 분과의 단일화는 정치적으로 설명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그건 청구서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의 뜻을 따르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즉각 입당하겠다"며 "일주일 연기 이야기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던 회담 말미 한 후보는 "입장은 분명하다. 단일화는 필요하고 모든 절차는 김 후보를 포함한 당에 일임하겠다. 어떤 방식이든 따를 것이고 단일화가 성사되면 즉각 입당하겠다"며 "입장 변화의 여지가 없다면 이쯤에서 회동을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결국 60여 분간 이어진 회동은 입장차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애초 이번 담판은 단일화 로드맵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조율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지만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회동을 마친 뒤 추가 협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박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