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에 이인기 전 의원 임명李가 직접 연락해 합류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이인기, 지난 7일 성명서 내고 김문수 출마 촉구"尹 파면 충격, 각종 부패 이재명과 싸울 후보"'反 내란 연대' 민주당 구상과 상이한 인선 평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대표 시절이던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이 불과 23일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부패 정치인'이라고 비판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예비후보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성명서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안타까워하고 민주당의 국회 폭주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 후보는 이런 주장을 한 인사들을 '내란 세력'이라고 지칭해 왔다. 

    30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지난 7일 김문수 후보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김문수 장관의 대선 출마를 바라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 소속 우파 진영 국회의원 125명 중 한 명으로 참여한 것이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4·4 파면 선고는 윤 대통령의 복귀를 통해 대한민국이 정상화되기를 바랐던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대한민국의 헌법에 온전히 충성하지 않는 민주당이 국회의 다수를 차지해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고 여세를 몰아 대통령 선거까지 승리해 대한민국을 장악하려고 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정권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우리는 불과 얼마 전의 문재인 정권을 경험한 학습효과를 통해 넉넉히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우리 전직 국회의원들은 당의 이러한 모습을 불식시키고 국민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변화시키면서 각종 부패 문제로 얼룩져 있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싸워 이길 수 있는 후보는 투철한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풍부한 국정 운영의 경륜을 갖추고도 청렴하고 서민과 애환을 함께 해 온 후보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김문수 후보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 ⓒ 이종현 기자

    성명서에 나온 민주당 비판 논거는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주장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은 170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30번에 달하는 탄핵소추안 발의와 특검법 발의,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 처리를 '제1야당의 폭주'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인사들을 모두 '내란 동조 세력'이라며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월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을 지칭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인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 공화국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사람·세력들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이 후보는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비슷한 주장을 펼친 이 전 의원을 영입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7일 이 전 의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 이외에도 후보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는다.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의 취약지역으로 불리는 경북 지역 득표를 위한 카드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권오을 전 의원 등 경북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들을 꾸준히 영입해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전 의원이 그런 성명을 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경북 지역 민심을 잘 아는 인사로 적임자라고 판단해 영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이 합류하면서 향후 헌법 수호 세력과 내란 세력의 구도로 선거를 이끌고 가려는 민주당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인사와 함께하는 빅텐트를 구성해 국민의힘 등 우파 진영을 고립시킨다는 구상을 피력해 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외연 확장과 경북에서 득표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이해를 하실 분들은 이해를 하겠지만 당장 민주·진보 진영과 시민사회가 이런 인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면서 "고민이 깊은 지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승영 기자
이지성 기자
남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