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래, 선대위 체제로 … "가짜 민주당 넘겠다"이낙연, 후보 등록 임박 … 한덕수와 단일화 가능성
  • ▲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이종현 기자

    새미래민주당이 28일 이낙연 상임고문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고 당을 선대위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한때 '이재명 대항마'로 불린 이 고문이 야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이재명의 가짜 민주당을 넘어 건강하고 품격 있는 진짜 민주당, 당면한 위기 극복과 협치와 타협의 정치 개혁을 통해 국민 화합의 새 틀, 새 나라를 세우는데 최선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의 체제도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며 "품격, 미래 비전, 위기관리 능력과 경험을 갖춘 이낙연 전 총리의 후보 등록 준비를 국민과 당원과 함께 확실히 빈틈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전날 이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득표율 89.77%를 기록한 것에 대해 "비정상적 득표율은 상식을 벗어난 광란이자 민주주의의 중대한 붕괴 신호"라며 "'명틀러'라는 조소가 현실이 됐고 정상과 상식을 가진 국민의 '이재명 포비아'는 더는 기우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한 실무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 고문 간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의 '큰어른'으로 통한 이 고문은 지난해 1월 총선을 앞두고 '비명횡사' 공천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민주당 탈당파를 등에 업은 이 고문은 제3지대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과 함께 '빅텐트'를 도모했으나 내부 분열로 무산됐다. 이 고문은 총선 때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해 정치적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고문은 끊임없이 '이재명 대항마'로 호명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이재명 정치 청산은 시대정신"이라는 구호를 내세운 이 고문은 다시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견제했다. 그는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국가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새미래민주당도 이 후보 공격에 앞장섰다. 전 대표는 연일 이 후보와 민주당을 '히틀러' '나치' '스탈린' '파쇼 정당' 등에 비유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보다 새미래민주당의 '반(反)이재명' 노선이 더 위협적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도 이 고문과 새미래민주당의 존재감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89.77%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4년 전 이 고문과 경선에서 붙었을 때는 50.29%로 간신히 과반을 기록했다. 민주당이 이때의 트라우마로 이번에 경선룰을 바꿀 때 일반 국민을 선거인단으로 모집해 후보를 뽑는 '국민경선' 방식을 배제했다는 분석도 있다.

    새미래민주당이 보유하고 있는 10만 명의 일반당원은 야권표 분산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이들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 불만을 갖고 당적을 옮긴 사람들이다. 지난 대선 때 승패를 갈랐던 0.7%포인트의 표심을 떠올리면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그러나 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이 고문은 한 자릿수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 고문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선배가 출마를 해도 대세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반면 전 대표는 통화에서 "이 고문이 가진 품격과 지혜, 여러 직위를 거치면서 쌓아온 관록과 경륜이 필살기"라며 "당선 가능성까지는 불투명하지만 잠재된 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대선판의 흐름을 바꾸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