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0대 남성, '알뜰폰 개통' 피해 경찰 신고경찰 "무단개통·계좌이체 경위 조사 중"삼성 "SKT 이용자 반드시 유심 교체"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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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정상윤 기자
부산에서 60대 남성이 자신도 모르게 알뜰폰이 개통되고 은행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22일 60대 남성 A씨로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SKT 휴대전화가 갑자기 계약 해지됐고 본인 명의로 KT 알뜰폰이 새로 개통됐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휴대전화가 먹통이 된 것을 이상히 여겨 대리점을 방문했고 이후 피해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A씨의 은행 계좌에서는 현금 1000만원씩 다섯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이 모르는 사람에게 이체됐다.
A씨는 이를 확인하고 즉시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으며 경찰에도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부산 사건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면서 "SK텔레콤(SKT) 해킹 사고 관련 금전 피해는 현재까지 접수된 바 없다"고 했다.
SKT는 지난 19일 밤 11시께 내부 시스템에 설치된 악성코드를 통해 해커의 공격 시도가 있었고 일부 가입자의 유심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에는 가입자의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의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SKT 대리점에서 한 직원이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장상윤 기자
가입자 23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T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산업계와 금융권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계열사 임원 전원에게 "SKT 이용자는 반드시 유심을 교체하라"는 지침을 내려 대다수 임원이 이미 교체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HD현대 등 주요 그룹도 소속 임원들에게 유심 교체를 지시하거나 유심 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장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임직원 대상 유심 교체 권고에 나섰다.
금융권 역시 본인인증 강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는 SKT 본인인증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과 협력해 SKT의 대응 적정성과 정보보호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합동조사 결과는 한 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SKT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 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하는 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2025년 4월 18일 24시 이전 SK텔레콤에 가입돼있는 이동통신 고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유심을 교체받을 수 있다.
신청을 위한 본인 인증은 휴대폰 본인 인증을 통해 가능하다. 성명·주민등록번호 앞자리·보안문자번호·고객 전화번호 등에 대한 확인을 거쳐 이뤄진다.
SKT는 지난 27일 대고객 발표문을 통해 "피해가 발생하면 SKT가 100% 책임지겠다"며 "유심 교체도 철저히 준비할 테니 온라인 예약 신청 후 방문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